투명한 빙어, 오염된 호수에서 대량으로 잡힌다

하지만 빙어는 ‘호수의 요정’이라는 별명과는 어울리지 않게 오염된 물에서도 잘 사는 어종이어서 먹을 때 주의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더러운 물에도 사는 만큼 몸에 기생충은 물론 중금속 등 유해물질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빙어가 더러운 물에서도 살 수 있는 것은 수질보다 수온이 서식에 절대적 요인이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의 설명이다. 이완옥 중부내수면연구소 연구원은 9일 “빙어는 냉수성 어종으로 수온이 섭씨 20도를 넘으면 살지 못하지만, 수온 조건이 맞으면 다소 더러운 물에도 잘 사는 특성이 있다”고 말했다. 수질이 나쁘더라도 수심이 10m 이상인 인공호수는 여름에도 저층의 수온이 20도 이하로 유지되므로 빙어의 서식지가 된다는 것이다. 여름엔 보이지 않던 빙어가 겨울에는 표층의 수온이 내려가면서 나타나는 비밀이 여기에 있는 셈이다.
충남 서산 간월호 주변 주민들과 함께 간월호 오염 개선 캠페인을 펼치는 ‘생명과 평화를 지키는 사람들’의 최병성 목사는 “간월호 수질은 현재 농업용수로도 쓰기 어려울 만큼 오염이 심하지만, 요즘 빙어가 대량 잡혀 수도권 수산시장 등지로 반출되고 있다”며 “빙어가 겉으로 깨끗해 보여도 어디서 잡힌 것인지도 모른 채 날로 먹는 건 위험하다”고 말했다.
김정수 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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