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도 모르는 ‘국토부 하천관리 지침’

조홍섭 2008. 1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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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에 작성 “무리한 준설땐 자연회복 불가능”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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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하천수량 확보와 수질 개선, 홍수피해 예방, 지역경제 활성화 등을 내세워 ‘4대강 살리기 프로젝트’를 본격 추진하기로 해 하천 생태계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주 정부가 발표한 사업 계획 가운데 환경 차원에서 가장 민감한 사업으로 주목되는 것은 하도(물길) 정비, 댐과 보 설치, 제방 보강 등이다. 이 가운데 특히 물길 정비는 다양한 동식물이 어우러진 하천 생태계에 적지 않은 위협이 될 것으로 지적된다. 물길 정비를 위한 하천 바닥 쳐내기는 여울이나 소와 같이 하천의 유속과 수심을 변화시키는 지형이나, 가는 모래와 자갈 같은 하천바닥 구성 재료 등에 심각한 영향을 줘, 하천 생태계를 단순화시키거나 심지어 파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지적은 정부의 ‘4대강 프로젝트’를 운하 건설의 준비작업으로 의심하는 환경단체나 전문가들에게서만 나오는 이야기가 아니다. 프로젝트의 주무부처인 국토해양부도 마찬가지 견해다. 2002년 만들어진 국토해양부의 현행 ‘자연친화적 하천관리 지침’을 보면 “하천은 인위적 영향에 대해 일정 정도의 회복력이 있지만, 토사 공급량에 비해 무리한 준설을 시행하게 되면 자연 회복이 불가능하게 된다”고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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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천바닥 긁어내기가 하천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국토해양부의 하천관리 지침은 “하상 준설은 하천에 서식하는 무척추동물이나 어류 같은 수중생물의 서식 환경을 파괴할 수 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하상 굴착에 대해서는 “여러 생물의 서식처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여울과 소, 저생 생태계에 적합한 하상 재료를 감소시키게 돼 수중 생물의 생물상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또한 지천과 주 하도 사이에 낙차를 유발해 어류의 이동을 저해한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
 
하천에 설치되는 보가 하천 환경에 주는 영향도 적지 않은 것으로 지적됐다. 같은 지침은 “물길 안에 횡단 구조물을 설치할 경우 물의 흐름과 관련이 있는 동식물의 종류가 줄어들며, 하천 생물의 이동에 영향을 끼쳐 다양하고 풍부한 수생생물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각 하천 지역의 독특한 개성이 사라져서, 그것에 기반한 생태계도 단순화된다는 이야기다. 이 지침은 제방에 대해서도 “하천 인근의 산으로부터 하천의 수역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지던 생태계를 단절”하며, 이를 통한 물길의 직선화는 “홍수시 유속을 증가시켜 유영력이 작은 어류 등의 피난처 소실로 연결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재현 국토해양부 하천계획과장은 “그런 지침이 있었느냐”고 되묻고, “하천을 건드리면 일시적으로 혼란은 있겠지만 나무를 가지치기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하천의 환경적 기능을 위해서도 필요하며, 환경적인 부분은 앞으로 마스터플랜 수립과 환경영향평가 등의 제도를 통해 충분히 고려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수 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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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섭 기자
20년 넘게 환경문제를 다뤄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환경전문기자를 역임했으며 웹진 물바람숲의 운영자입니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 과학기술과 사회 문제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네이버에 <한반도 자연사>를 연재했고 교육방송(EBS)의 <하나뿐인 지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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