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둥오리는 어떻게 북경오리가 되었나

조홍섭 2018. 07. 20
조회수 16601 추천수 0
기원전 500년 가축화 시작, 명 때 집중 육종
2가지 돌연변이로 흰 다운과 큰 몸집 지녀

d1.jpg » 가축 오리 최고의 품종 가운데 하나인 북경오리. 흰 다운과 크고 빨리 자라는 몸집, 많은 산란 등의 형질은 2가지 유전자 돌연변이 결과인 것으로 밝혀졌다. 하우센테,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북경오리(페킹 덕)는 바삭하게 구운 껍질과 함께 먹는 중국의 대표적인 오리구이 요리 또는 그 재료인 가축화한 오리 품종을 가리킨다. 무게 5∼7㎏에 이르는 큰 몸집, 다운 재킷에 쓰기 편한 흰 깃털, 뛰어난 알 생산력 등으로 가축 오리 가운데 최상위 품종으로 꼽힌다. 북경오리 품종이 어떻게 탄생했는지가 유전자 분석과 대규모 육종 실험 결과 밝혀졌다.

d2.jpg » 대표적인 중국 요리인 페킹 덕. 이 요리는 수백년 전 황실에서 시작해 대중화했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젱퀴 저우 중국 과학아카데미 동물학자 등 중국 연구자들은 과학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 18일 치에 실린 논문에서 야생 청둥오리와 각 지방에서 가축화한 토종 오리, 북경오리 품종 등 88마리의 유전체(게놈)를 분석한 뒤 청둥오리와 북경오리 1000여 마리를 교잡시키는 실험을 해 “가축화 과정에서 믿기지 않을 정도로 짧은 시간 동안 새로운 형질들이 탄생했음을 확인했다”라고 밝혔다. 

오리의 가축화는 기원전 500년께 중국 중부에서 청둥오리를 가축화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여기서 지역마다 여러 품종의 오리가 생겨났는데, 14세기 명나라 때부터 강력한 인위적 육종을 거쳐 북경오리 품종이 확립됐다고 연구자들은 밝혔다.

d3.jpg » 청둥오리와 북경오리의 교잡실험에서 2대째인 오리들. 유장 박사 제공.

농부들의 선발 과정에서 두 가지 유전자 돌연변이가 일어났다. 유전자 MITF의 돌연변이는 흰 다운을 지닌 오리 형질을 낳았다. 또 육종과정에서 우발적으로 IGF2BP1 유전자가 돌연변이를 일으켰는데, 이는 먹이 효율을 6%까지 높여 오리의 몸집을 15%나 키우는 결과를 낳았다. 

두 번째 돌연변이는 가축 산업에서 주목할 일이라고 연구자들은 밝혔다. 이 유전자는 사람이나 닭, 쥐 등 다른 포유류에서는 배아 단계에서 작동할 뿐 태어나서는 일부 생식기관을 빼고는 발현하지 않는다. 그러나 북경오리에서는 이 유전자가 돌연변이를 일으켜 자라면서도 계속 발현하면서 몸의 성장을 촉진한다. 연구자들은 “다른 동물에서도 이 유전자가 태어난 이후에도 계속 발현하도록 한다면 몸집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d4.jpg » 기원전 500년께 처음 가축화가 시작된 청둥오리. 리처드 바르츠,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북경오리는 처음 45일 동안은 방목해 기르다가 이후 가두어 놓고 하루 4차례 강제 급식을 통해 체중을 늘려 15∼20일 뒤 도축하는 방식으로 기른다.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Shuisheng Hou et al, An intercross population study reveals genes associated with body size and plumage color in ducks, Nature Communications (2018) 9:2648, DOI: 10.1038/s41467-018-04868-4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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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섭 기자
20년 넘게 환경문제를 다뤄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환경전문기자를 역임했으며 웹진 물바람숲의 운영자입니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 과학기술과 사회 문제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네이버에 <한반도 자연사>를 연재했고 교육방송(EBS)의 <하나뿐인 지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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