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는 지류서 심한데 본류부터 '거꾸로 정비'

조홍섭 2010. 1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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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⑤ 홍수 예방 한다더니
"준설로 홍수위 낮아져"↔지류에 미치는 영향 미미
"보 열어 수위조절 가능"↔호우예측 어려워 역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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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 주장은

본류 수위가 지류에도 영향 미친다? 

심명필 4대강 살리기 추진본부장은 경남도가 4대강 사업 반대 견해를 밝힌 10월 28일 기자실을 찾아 “국가하천은 대도시가 인접하고 있어 홍수 발생시 대규모 피해가 예상된다”며 4대강 사업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대규모 피해가 예상되는 4대강에 집중투자해 우선 완료하고 나머지 하천 정비를 단계적으로 추진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본류에서 홍수위를 낮추면 지류에서도 홍수방어가 된다는 논리도 내세우고 있다. 심명필 본부장은 “준설로 본류 수위를 2∼3m 낮출 경우 지류 수위도 30km까지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 따져 보니
갑자기 뒤바뀐 홍수대책 
수해대비를 위한 국가사업 우선 순위는 4대강 사업을 전후해 180도 바뀌었다.
최규성 민주당 의원이 입수한 국토부의 2008년 4월 문건 ‘하천재해예방사업 기본계획’을 보면, 정부는 애초 국가하천보다 지방하천에 대한 재해예방 투자가 더 시급한 것으로 보고 있었다. 이 계획에서 정부는 앞으로 10년간 하천재해를 막기 위해 우선적으로 투자할 사업비의 98.8%인 11조 3488억원을 소하천과 지방하천에 배정했다. 국가하천에 투입될 사업비는 1.2%인 1411억원에 불과했다. 국가하천 정비율은 95%지만 지방하천 78%, 소하천 정비율은 39%로 턱없이 낮기 때문이다.

 
최근 국회 예산정책처가 밝힌 ‘2011년 예산안 분석시리즈’를 보면 정부는 ‘기본계획’과 정반대로 내년도 하천정비 관련 예산액 5조 201억원 가운데 4대강을 포함한 국가하천 정비에 3조6000억원의 예산을 배정한 반면 소하천 정비에는 2072억원(4.1%), 지방하천 정비에는 5990억원(11.9%)만을 배정했다.
 

홍수 피해는 대부분 지방하천 소하천에서
 
한국 방재협회의 ‘유역단위 홍수대책 추진방안연구(2008)’를 보면 1999년부터 2003년 사이 국가하천의 홍수피해액은 전체 하천 홍수피해액의 3.6%에 불과하고, 지방하천 55%, 소하천 39.9% 등으로 지방하천과 소하천의 홍수피해액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국토해양부가 집계한 1996년부터 2005년까지의 국토 단위 면적당 침수피해액도 동해안·남해안 도시와 경기 북부, 영남내륙 지역의 홍수피해가 컸다. 이 지역들은 4대강 본류와는 무관한 곳이 대부분이다. 홍수피해가 극심했던 2002∼2005년에도 수해복구액 중 4대강이 포함된 국가하천 비율은 7%에 불과했고 지난해에도 국토부가 집계한 국가하천의 수해는 3군데 3억2100만원으로 지방하천(소하천 제외) 345곳 314억원의 1%에 그쳤다.

 
특히 전체 준설량의 절반 이상이 집중된 낙동강에는 지난 2007년 이후 홍수통제소의 홍수예보 발령현황이 없었다. 정부는 올해 4대강 공사로 국가하천의 피해가 없었다고 자랑했지만 소방방재청 자료를 보면 7월 16일∼18일 3일동안만 지천 34곳과 소하천 67곳, 23∼24일 이틀 동안에만 지천 29곳과 소하천 112곳이 수해를 입었다.

 
정부는 4대강 공사를 마친 뒤 나머지 하천을 단계적으로 정비한다고 했으나, 4대강 사업으로 22조원을 쓴 마당에 다음 정권이 과연 막대한 예산을 동원해 지천을 정비할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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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설 통한 홍수방어는 전례없는 대책”
 
 전문가들은 “준설을 통한 홍수 방어란 수문학계에 전례가 없는 대책일 뿐 아니라 공학적으로 잘못된 주장”이라고 지적한다.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데서 보듯이 지류와 소하천은 본류보다 표고가 높기 때문이다. 박재현 인제대 교수는 “본류의 수위가 낮아지면 지류의 수위가 낮아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경사에 따라 그 범위가 한정되고 한국과 같은 지형에서는 영향을 미치는 범위가 대부분 합류점에서 지류방향으로 몇㎞ 내외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과거 수해를 입은 지역의 상당수가 지류 상류부의 급경사와 빠른 유속을 지닌 지형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의 4대강 준설은 대부분 지역에서 지류 홍수 방어에 악영향을 줄 뿐 별 도움이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4대강 사업으로 짓고 있는 보는 오히려 홍수 때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 보를 쌓게 되면 물이 정체해 보 상류에는 수위가 올라가고 홍수 때 물이 제방을 넘칠 수 있다. 국토부는 “가동식 보를 설치해 수문을 열어 홍수를 배출하면 문제가 없다”고 반박한다. 하지만 낙동강에서 가동보로 수문을 열 수 있는 공간은 전체의 18%에 불과하다. 게다가 최근과 같은 이상기후 속에서 홍수량을 미리 예상하기는 힘들다. 지난 7월17일에도 합천·함안보 공사현장에서 예상보다 훨씬 빨리 물이 불어나 허둥대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게다가 전문가들은 홍수조절을 위해서는 보를 미리 비워둬야 하는 문제가 있어 수자원 확보와 홍수조절은 서로 배치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강변의 모래사장을 대거 없애는 것이 홍수를 부를지 모른다는 우려도 있다. 홍수터를 생태공원 등으로 만든다면 물은 깊이 패인 수로로만 흐르고 마른 강변에는 풀과 나무가 자란다. 모래밭이 홍수 때 물에 잠겨 홍수 소통에 지장이 없는 것과 달리 이런 녹지는 물흐름을 막아 대규모 홍수가 올 때 정말 큰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최근 선진국의 치수대책은 댐이나 제방 위주의 치수대책을 넘어 유역내 물이 자연스레 흘러갈 공간을 마련해 주는 홍수터 중심의 대책으로 전환했다. 2000년대 이후 한국의 치수대책도 지천과 소하천 등 유역내 홍수의 저류공간을 확보하는 홍수할당제를 실시해 홍수위험도를 낮추는 쪽으로 선회했다. 그러나 대운하를 앞세운 현정부가 들어선뒤 치수방향은 엉뚱한 곳으로 선회했다.

 
허재영 대전대 교수는 “경우에 따라서는 본류 준설이나 일부 구간의 제방을 보강할 필요는 있지만 근본적인 대안은 소하천 각 지류 유역에서 본류의 홍수 부담능력을 분담해 주는 것”이라며 “지천과 소하천의 생태복원과 저류지확보에 중심을 둔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기후변화 대응도 주먹구구
'200년간 최대 홍수' 대비 준설?
기후변화 커 대응책으로 부적절

 

2005년 국토해양부의 유역종합치수계획에서 제시된 낙동강 내의 총 준설필요량은 8600만㎥인데 정부는 4대강 사업에서 약 5억2천만㎥의 준설을 추진 중이다. 대전대 허재영교수는 “2005년 유역종합치수계획에서의 측량결과 낙동강 14개 구간 중 10개 구간에서는 홍수소통능력이 충분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홍수 소통을 위해서라면 일부 구간의 준설로 충분한데 지금과 같은 과도한 준설은 치수목적이라면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4대강에서 지나치게 많은 준설을 한다는 비판에 대해 국토부는 ‘기후변화에 대비해 200년 빈도의 홍수에 대응하기 위해서’라고 해명한다. 그렇다면 4대강의 ‘물그릇’ 깊이를 포함한 설계에는 이런 기후변화의 영향이 고려되었을까.
 전문가들은 “그랬다면 거짓말”이라고 꼬집는다. 기후변화의 가장 큰 특성은 불확실성이다. 따라서 최선의 대응책은 시행착오를 통한 적응이지, 일사천리의 의사결정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영오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는 “선진국의 경우 200년 빈도를 얘기하려면 100년 정도의 자료는 있어야 외삽(한정된 자료로 유추하는 기법)을 할 수 있는데 우리나라엔 현재 평균 20여년 정도의 자료밖에는 없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기후변화정부간위원회(IPCC)에서 전지구 모형 수십개를 제공하고 있지만 그 모형을 가져다 테스트해도 우리나라의 여름철 집중호우 3개월 동안의 태풍모의 실험은 들어맞지 않고 특히 홍수량은 예측이 힘들다”고 털어놓았다.

 
200년 빈도 홍수를 대비해 준설을 해도 제방의 안전성이 모두 확보되는 것은 아니라는 연구결과도 있다. 환경정책평가연구원 정주철 책임연구원의 모의결과를 보면, 4대강 사업의 준설을 마친 뒤에도 제방의 여유고(물이 차오른 뒤의 여유 높이)를 확보하지 못하는 구간이 낙동강 하류의 경우 200년 빈도 홍수 때 14.9%, 500년 빈도 홍수 때는 61%에 이른다.

 
이 보고서는 “정부는 태풍 루사(2002)와 매미(2003)로 범람하였던 국가하천 주변을 제방의 높이를 거의 2배로 증축했다”며 “이러한 제방 증축은 계속되는 기후변화 현상으로 인한 강우량 증대 가능성을 고려할 때 미래에 지속가능한 정책으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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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 4대강
조홍섭 기자
20년 넘게 환경문제를 다뤄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환경전문기자를 역임했으며 웹진 물바람숲의 운영자입니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 과학기술과 사회 문제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네이버에 <한반도 자연사>를 연재했고 교육방송(EBS)의 <하나뿐인 지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이메일 : ecothink@hani.co.kr       트위터 : eco_th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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