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해마다 30억~40억톤 가벼워진다

조홍섭 2008. 1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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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석연료 사용으로 탄소 대기로 날아가

중 싼샤댐 물 차면 지구 기우뚱할 수도

 

 

“2000년 5월2일 시엔엔(CNN) 방송에서 지구가 가벼워졌다는 보도를 듣고.” 서울대학교 교수로 재직하다 정년퇴임한 황동규 시인의 시 제목이다. 그것 참, 그 기막힌 뉴스가 왜 나를 피해갔을꼬? 가벼워지는 까닭을 내가 들어야 하는데. 내 혼자 생각해왔던 이치와 어느 정도 관련이 있는지 확인할 기회였는데….

 

어린 시절 지구가 무거워지면 어쩌나 걱정한 적이 있다. 공동묘지 옆으로 나있는 길로 학교를 다니며 그런 생각을 했다. 무덤이 자꾸만 늘어나면 언젠가 지구가 무거워질 것 같았다. 그렇게 지구의 무게가 변하고 만유인력이 달라져서 우주의 균형이 깨어지지 않을까 걱정했다. 중력에 대해서 배울 즈음이라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광합성, 인류의 생존을 가능케 해

 

머리가 굵어지고 나서는 지구가 가벼워질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1997년에 낸 책에서 처음 언급을 했으니 늦어도 그 무렵에는 생각이 바뀐 것이다.

 

6억 년 전부터 지구에서는 광합성이 왕성하게 일어났다고 들었다. 대기의 산소는 증가하고 유기물이나 그 변형물(화석연료)이 축적됨에 따라 지구는 아주 천천히 무거워졌다. 공기 중에 있던 이산화탄소의 탄소가 자꾸만 지구에 쌓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제는 사정이 달라졌다. 화석연료 사용 증가와 숲 훼손으로 유기물로 축적되어 있던 탄소가 공기로 날아가니 지구는 가벼워질 것이 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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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지구의 대기권에서 유지되고 있는 산소 수준은 오랜 역사를 통해서 이루어졌다. 대략 46억 년 전 생성된 지구는 무려 25억 년이 훨씬 넘는 기간 환원성 대기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때의 대기는 주로 질소와 수소, 이산화탄소, 수증기로 이루어져 있었다. 일산화탄소와 염소, 황화수소의 농도도 오늘날의 생물들에는 유독할 정도로 높았다. 광합성을 할 수 있는 미생물의 출현으로 지구 대기의 화학적 조성은 커다란 변화를 겪었다. 그것은 적어도 20억 년 전의 일이며, 최초의 광합성 생물은 시아노박테리아(cyanobacteria)였다.

 

광합성 미생물은 태양에너지를 이용하여 간단한 무기물질로부터 자신의 대사물질을 만들 수 있었고, 그 부산물로 산소를 생성했다. 그렇게 생산된 산소가 대기로 확산하여 감에 따라서 에너지효율이 훨씬 더 높은 호기성 생물들이 진화했다. 그리고 오존보호막이 발달하여 생명이 지구 곳곳으로 퍼져나가는 것을 가능하게 했다. 점점 더 복잡한 다세포 생물들의 발달이 거의 폭발적으로 뒤따라 일어나면서 오랜 기간 유기물 생산량이 호흡에 의한 소비량을 초과하게 되었다. 고생대의 대기에서는 오늘날 수준으로 산소가 증가하였고 이산화탄소는 감소하였다. 그 수준은  아주 적은 범위 안에서 변화를 보이며 오늘날까지 거의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다. 그 덕분에 지구 안에서 인류의 출현과 생존이 가능했다.

 

지구 온난화는 지구 질량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

 

나는 이렇게 짐작했다. 화석 연료가 태워지고 유기물이 분해되는 양이 증가하면서 지구는 서서히 가벼워지고 있다. 1990년대 사람들은 화석연료를 태워 대략 60억t의 탄소를 대기로 날려 보냈다. 10~20억t의 탄소는 산림훼손으로 기체가 되었다. 그 중에서 반 정도가 육상과 해양생태계에 다시 흡수되었다. 탄소만을 고려하면 매년 30억~40 억t 정도 지구 무게가 가벼워진 셈이다.

 

그렇지만, 지구에 물질이 보태지고 공기로 손실되는 과정은 다른 과정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으니 그것들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이를테면 운석과 분진, 질소고정 등을 통해서 지구에 보태는 무게가 날아가는 탄소의 양을 상쇄하는가 하는 의문은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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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광합성 산물이 과도하게 소비되는 까닭에 지구가 가벼워진다면 이 문제를 막는 데 필요한 일은 왕성한 광합성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구에서 일차생산자의 활동을 북돋우어야 한다. 어떤 사람들은 나무를 심는 길만이 유일한 방법이라고도 한다. 어느 해양생태학자는 바다 일부에 철분을 뿌리자고 했다. 아주 적은 양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철분도 바다의 조류(algae)가 광합성을 하는 데 필수적인 원소다. 철분이 부족하여 광합성이 충분히 일어나지 못하는 어느 광대한 바다가 있으니 그곳에 철분을 공급하면 조류가 활발하게 생산 활동을 하면서 대기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런 와중에 지구가 점점 더워진다는데 어떤 일이 일어날까? 지구 무게에 어떤 변화를 일으킬까? 높은 산과 북극에 있던 만년설이 녹아 모두 바다에 있다면 지구 무게는 변하지 않을 것 같다. 그러나 기온이 올라 증발량이 늘어난다면 지구에 남는 물의 양이 적어지고, 무게가 가벼워질 수도 있겠다.

 

최근에 인간의 활동이 지구 자전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1996년 고다드 우주비행센터의 한 지구물리학자의 연구 결과이다. 북반구에 몰려 있는 대형 댐 때문에 지구 질량이 북반구로 쏠리고 있다고 경고했다. 자전축을 기준으로 지구의 무게 중심이 변하여 자전속도도 변화시킬 수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중국 양쯔강의 싼샤댐에 물을 채우고 나면 이 불균형은 더욱 커질 것이다. 사람이 하는 일은 참으로 대단하다. (<이장 소식지> 2003년 7월호 게재한 다음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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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섭 기자
20년 넘게 환경문제를 다뤄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환경전문기자를 역임했으며 웹진 물바람숲의 운영자입니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 과학기술과 사회 문제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네이버에 <한반도 자연사>를 연재했고 교육방송(EBS)의 <하나뿐인 지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이메일 : ecothink@hani.co.kr       트위터 : eco_th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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