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가 산으로 갈 ‘대운하 산길’ 문경, 땅밑 위태위태

조홍섭 2008. 11. 08
조회수 14184 추천수 0

낙동강-한강 잇는 고가수로·터널 건설 계획

 

6mx100~200m 물길 1㎞당 물 무게만 60만~120만t
거미줄 같은 폐광·지진 잦은 단층대로 붕괴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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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문경시는 경부운하가 완성되면 낙동강과 한강을 잇는 거점이 된다. 한반도대운하 연구회는 물줄기를 잇기 위해 조령산 터널과 함께 문경 리프트를 건설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문경시에 배를 57.5m 높이로 들어올리고 내리는 거대한 선박 리프트가 설치된다. 그런데 조령산 터널이 해발 110m에 있다 보니 터널과 리프트 사이에 놓인 문경 지역엔 머리 위를 가로지르는 거대한 ‘고가수로’와 작은 터널도 함께 건설될 것이다.

 

폭 50~60m, 깊이 100m 구덩이, ‘고구마 탄층’ 무너진 흔적

 

문제는 이 지역의 지반이 불안하다는 것이다.

 

“산꼭대기가 움푹 무너져내린 곳이 보이죠? 폐광이 붕괴한 흔적입니다.”

 

5일 경북 문경시 마성면 불정동에 있는 폐쇄된 대성탄좌 근처의 가파른 산마루를 가리키며 김석태 <문경시민신문> 편집인이 말했다.

 

한강과 낙동강을 잇는 경부운하의 핵심시설이 들어설 영강 상류가 바로 내려다 보이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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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꼭대기로 오르자 화산 분화구처럼 폭 50~60m, 깊이 100m 가량의 구덩이가 패어 있고, 가장자리엔 석탄광석이 널려 있었다. 석탄층을 캐내 생긴 고구마 형태의 빈 공간이 무너지면서 생긴 일종의 산사태이다. 속칭 ‘고구마 탄층’이라 불리는 이런 지형이 이곳엔 널려 있다.

 

김씨는 “20년전쯤 이 붕괴가 일어났는데, 이 일대에는 1990년대 폐광된 수많은 탄광의 갱도가 어지럽게 널려있어 비슷한 사고가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콘크리트 구조물과 선박 등 철강 구조물 무게 더하면 하중 엄청 나

 

“아빠! 오늘도 무사히”란 녹슨 간판이 아직도 남아 있는 대성탄좌의 중앙갱도는 갱내수만 흘려보내고 있을 뿐 들머리에서 몇 발자국 못 가 막혀 있었다. 김씨는 1920년대부터 석탄을 캔 이 탄광의 갱도는 6~8㎞에 이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거미줄처럼 얽혀 있는 폐갱도의 지도가 있을 리도 없다.

 

영강 주변의 산비탈에는 이처럼 부분적인 함몰이 일어났거나 갱내수가 유출되고 있는 곳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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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광개발이 지층을 불안하게 하는 인위적 요인이라면 단층대는 이 지역을 흔드는 자연의 힘이다. 문경 일대는 지진이 잦은 단층대에 위치한다. 지난해 1월 강원도 평창에서 발생한 리히터 규모 4.8의 ‘오대산 지진’은 1978년 홍성지진 이래 남한 내륙에서 발생한 가장 큰 지진이었다. 이 지진은 강릉에서 문경을 거쳐 영동으로 이어지는 옥천단층대가 흔들리면서 발생했다.

 

물은 무겁다. 수심 6m, 하폭 100~200m의 수로 1㎞는 물의 무게만 60만~120만t에 이른다. 여기에 구조물의 콘크리트와 2500t급 선박을 들어 오르내릴 철강구조물 무게가 더해진다면 엄청난 하중이 가해진다. 가뜩이나 불안정한 지반은 더욱 취약해질 것이 분명하다.

 

김소구 한국지진연구소장은 최근 <경향신문>에 기고한 글에서 조령산 터널이 터널붕괴와 지진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문경/글·사진 한겨레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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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섭 기자
20년 넘게 환경문제를 다뤄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환경전문기자를 역임했으며 웹진 물바람숲의 운영자입니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 과학기술과 사회 문제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네이버에 <한반도 자연사>를 연재했고 교육방송(EBS)의 <하나뿐인 지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이메일 : ecothink@hani.co.kr       트위터 : eco_th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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