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갑해 어찌 살았나, 풀려난 돌고래 단숨에 140㎞ 헤엄

남종영 2012. 05. 15
조회수 28975 추천수 0

제돌이의 미래, 터키 큰돌고래 톰과 미샤 지난 9일 야생 방사

6년만의 자유 만끽, 숭어 사냥하고 친구들과 어울려

 

misha.jpg

터키 히사뢰뉘 앞바다의 가두리에서 야생 적응 중인 톰과 미샤. 사진=제프 포스터.

 

터키의 큰돌고래 톰과 미샤와 마침내 바다로 돌아갔다. 야생 적응 훈련 끝에 야생 방사된 것이다. 돌고래는 이틀 동안 고향 바다로 140㎞ 이상 헤엄쳐 나아갔다

 

지난 12 톰과 미샤의 야생 방사를 주도한 영국의 동물보호단체 '본프리' 다음과 같이 밝혔다.

 

톰과 미샤가 48시간 동안 고향 바다 쪽으로 100마일 이상을 헤엄쳐 갔습니다. 너무 빨리 헤엄쳐서 이들을 추적하는 배가 따라잡지 못할 정도입니다."


본프리는 톰과 미샤의 경로를 추적하고 있다. 이를 위해 본프리는 야생방사 전에 돌고래의 등지느러미에 위치 추적기를 달았다. 휴대전화 크기의 장치는 위성과 VHF 방식으로 돌고래가 있는 위치 정보를 보내 오고 있다.

 

톰과 미샤가 바다로 나아가는 장면(동영상=유튜브, 본프리)

 

 

현재까지 돌고래는 순조롭게 바다를 돌아다니고 있는 것으로 보인. 야생에서의 자립 능력, , 생선을 잡아먹는 확인됐고, 다른 돌고래와 접촉하는 것도 목격됐다.

 

미국의 뉴스채널 <시엔엔> 톰과 미샤의 야생방사 작업을 총괄하고 있는 해양포유류 학자 제프 포스터의 말을 빌어, 돌고래는 포획되기 무리와 함께 살던 터키 이즈미르 앞바다로 가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다만 기상 악화로 위치 확인 작업은 순조롭게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tomandmisha.jpg 
야생방사 직후 본프리 야생방사팀의 카메라에 잡힌 톰과 미샤. 등지느러미에 위치추적기가 달려 있다. 사진=본프리.

 

톰과 미샤는 지난 9 터키 히사뢰튀 앞바다에서 역사적인 항해를 떠났다. 연구팀 잠수부들은 이날 돌고래가 적응훈련을 받은 가두리의 문을 열었다. 돌고래들은 곧바로 빠져나가지 않았다영화 <프리윌리> 주인공 범고래 '케이코' 야생방사 등에 관여한 세계적인 해양포유류학자인 제프 포스터가 말했다.

 

문을 열고도 15~20 동안 톰과 미샤는 밖으로 나가길 주저했죠. 매우 조심스러운 녀석들이거든요"

 

하지만 이내 바다로 나간 돌고래들은 곧바로 숭어를 잡아먹는 목격됐다. 또한 돌고래 주변에서 등지느러미가 떠오르는 것도 관찰됐는데, 지느러미는 톰과 미샤가 아닌 다른 돌고래의 지느러미였다. 제프 포스터가 말을 이었다

 

다른 돌고래와 어울리는 거였어요. 야생 방사 직후 4~5시간 동안 톰과 미샤는 생선을 쫓고 다른 돌고래들과 어울린 거죠. 기대했던 이상입니다"

 

Misha_and_Tom_location_map_11.5.12.jpg

▲야생방사 이후 톰과 미샤의 이동경로를 붉은 선으로 표시한 지도. 그림=본프리.

 

톰과 미샤는 여러모로 서울대공원 남방큰돌고래 '제돌이' 야생 방사 성공 여부를 가늠케 하는 사례다. 12 안팎으로 추정되는 돌고래는 2006년께 터키 앞바다에서 잡혀 수족관에 전시되면서 '돌고래와 수영하기' 프로그램에 동원됐다.

 

2010 9 본프리가 야생 방사를 위해 건네받았을 , 이들의 건강은 극도로 좋은 상태였다. 이후 본프리는 터키 히사뢰뉘 앞바다에 가두리를 설치하고 돌고래에게 인간 접촉을 차단하고 생선을 먹이는 야생적응 훈련을 시켰다.

 

지난 3 본프리의 앨리슨 후드 캠페인국장은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 생선으로 먹이를 바꿔 예정"이라며 " 조건이 만들어지는 대로 야생 방사할 "이라고 밝힌 있다

 

돌고래 야생방사의 주요 변수 가운데 하나가 수족관 수용 기간이다. 일반적으로 수용 기간이 길수록 야생 습성을 잊어버리기 때문에 야생 방사가 어려워진다. 제돌이는 2009 5 제주 앞바다에서 잡혔고, 내년 여름께 야생 방사 적응 훈련을 거쳐 방사할 예정이다.

 

수족관 수용기간은 4년으로, 톰과 미샤의 6년보다 짧아, 좋은 조건에서 방사되는 셈이다. 하지만 수족관 수용 기간보다 해당 돌고래의 성격이 야생 방사 성공을 좌우한다는 일반적인 의견이다. 적극적이고 활발한 돌고래일수록 야생에 빨리 적응한다고 전문가들은 본다.  

 

아직 톰과 미샤의 성공 여부를 확신할 없다. 본프리도 섣부른 예단을 경계하고 있다. 다만 이번 야생방사는 내년 방사 예정인 제돌이에게 좋은 학습 기회가 있다. 야생방사를 추진하고 있는 서울시와 서울대공원이 톰과 미샤의 사례를 집중 연구해 제돌이 야생방사에 적용해야 것이다.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 싸이월드 공감
  • 추천
  • 인쇄
  • 메일
남종영 한겨레신문 기자
2001년부터 한겨레신문사에서 일하고 있다. 《한겨레》와 《한겨레21》에서 환경 기사를 주로 썼고, 북극과 적도, 남극을 오가며 기후변화 문제를 취재했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지구 종단 환경 에세이인 『북극곰은 걷고 싶다』를 지었고 『탄소다이어트-30일 만에 탄소를 2톤 줄이는 24가지 방법』을 번역했다. 북극곰과 고래 등 동물에 관심이 많고 여행도 좋아한다. 여행책 『어디에도 없는 그곳 노웨어』와 『Esc 일상 탈출을 위한 이색 제안』을 함께 냈다.
이메일 : fandg@hani.co.kr      
블로그 : http://plug.hani.co.kr/isoundmysight

최신글




최근기사 목록

  • 얼굴에 손이 가는 이유 있다…자기 냄새 맡으려얼굴에 손이 가는 이유 있다…자기 냄새 맡으려

    조홍섭 | 2020. 04. 29

    시간당 20회, 영장류 공통…사회적 소통과 ‘자아 확인’ 수단 코로나19와 마스크 쓰기로 얼굴 만지기에 어느 때보다 신경이 쓰인다. 그런데 이 행동이 사람과 침팬지 등 영장류의 뿌리깊은 소통 방식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침팬지 등 영장류와 ...

  • 쥐라기 바다악어는 돌고래처럼 생겼다쥐라기 바다악어는 돌고래처럼 생겼다

    조홍섭 | 2020. 04. 28

    고래보다 1억년 일찍 바다 진출, ’수렴 진화’ 사례 공룡 시대부터 지구에 살아온 가장 오랜 파충류인 악어는 대개 육지의 습지에 산다. 6m까지 자라는 지상 최대의 바다악어가 호주와 인도 등 동남아 기수역에 서식하지만, 담수 악어인 나일악어...

  • ‘과일 향 추파’ 던져 암컷 유혹하는 여우원숭이‘과일 향 추파’ 던져 암컷 유혹하는 여우원숭이

    조홍섭 | 2020. 04. 27

    손목서 성호르몬 분비, 긴 꼬리에 묻혀 공중에 퍼뜨려 손목에 향수를 뿌리고 데이트에 나서는 남성처럼 알락꼬리여우원숭이 수컷도 짝짓기철 암컷을 유혹하기 위해 과일 향을 내뿜는다. 사람이 손목의 체온으로 향기를 풍긴다면, 여우원숭이는 손목 분...

  • 뱀을 향한 뿌리 깊은 공포, 새들도 그러하다뱀을 향한 뿌리 깊은 공포, 새들도 그러하다

    조홍섭 | 2020. 04. 23

    어미 박새, 뱀 침입에 탈출 경보에 새끼들 둥지 밖으로 탈출서울대 연구진 관악산서 9년째 조사 “영장류처럼 뱀에 특별 반응” 6달 된 아기 48명을 부모 무릎 위에 앉히고 화면으로 여러 가지 물체를 보여주었다. 꽃이나 물고기에서 평온하던 아기...

  • 금강산 기암 절경은 산악빙하가 깎아낸 ‘작품'금강산 기암 절경은 산악빙하가 깎아낸 ‘작품'

    조홍섭 | 2020. 04. 22

    북한 과학자, 국제학술지 발표…권곡·U자형 계곡·마찰 흔적 등 25곳 제시 금강산의 비경이 형성된 것은 2만8000년 전 마지막 빙하기 때 쌓인 두꺼운 얼음이 계곡을 깎아낸 결과라는 북한 과학자들의 연구결과가 나왔다. 북한의 이번 연구는 금강산을...

인기글

최근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