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대형 거북, 6가지 소리로 소통

조홍섭 2014. 08. 18
조회수 27452 추천수 0

아마존 대형 민물거북…이동, 둥지 짓기, 부화 중 새끼와도 활발히 소통

집단 번식 때 행동통일해 포식 위험 줄이고 번식지 정보 교환 기능 추정

 

C. Ferrara_Wildlife Conservation Society.jpg » '말하는 거북'으로 밝혀진 왕아마존강거북. 사진=카밀라 페라라, 야생보전협회

 

거북은 단단한 껍질에 기대어 장수하는 동물이다. 홀로 생활하며 어딘가 과묵한 느낌을 준다. 무리를 짓는 새나 포유동물처럼 활발하게 소통을 하는 동물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그러나 이런 통념을 뒤집는 발견이 나왔다. 아마존강 유역에 널리 분포하는 왕아마존강거북이 무리 사이에서 활발히 소리를 내며 의사소통을 한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카밀라 페라라 야생보전협회(WCS) 브라질 지부 거북 전문가 등 연구진은 파충류학 저널인 <허피톨로지카> 최근호에 실린 논문에서 2009~2011년 동안, 이 거북의 이동과 산란지에서 녹음한 소리를 분석해 이런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tu1.jpg » 우기에 강변에 모여 집단으로 번식하는 왕아마존강거북. 사진=열대림연구소(IFT)

 

왕아마존강거북은 우기에 홍수로 숲이 물에 잠기면 서식지를 떠나 강둑에 모여 집단으로 산란을 한다. 어미는 강변에서 새끼가 태어나길 기다렸다가 알에서 깨어난 새끼를 데리고 다시 물에 잠긴 숲으로 돌아간다.
 

연구진은 이들이 내는 소리를 이동 과정, 산란을 하러 강변에 모여 해바라기 하는 기간, 밤에 모래를 파 둥지를 짓는 과정, 알을 낳고 강변에서 기다릴 때, 태어난 새끼와 만날 때 등으로 나눠 녹음해 분석했다. 그 결과 이 강 거북은 6가지 다른 소리를 내는 것으로 밝혀졌다.
 

페라라 박사는 “거북은 매우 독특한 소리를 낸다. 그 의미를 알 수는 없지만 이들의 행동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이 파충류의 사회적 행동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복잡하다.”라고 야생보전협회의 보도자료에서 말했다.
 

이 거북은 강물을 따라 산란지로 이동할 때 낮은 주파수의 소리를 냈다. 먼 거리에 있는 개체들이 서로 멀리 떨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연구진은 추정했다. 또 번식지에서 거북이 내는 고주파 소리는 얕은 물과 공기에서 잘 전파된다.
 

tu2.jpg » 부화하는 왕아마존강거북. 새끼는 알속에서부터 소리를 내 일시에 알에서 깨어나도록 시기를 조정한다. 사진=열대림연구소(IFT)

 

암컷들은 어떤 곳에 둥지를 틀까 결정할 때 가장 다양한 소리를 냈다. 또 새끼는 알에서 부화해 나오기 전부터 소리를 냈는데, 이는 새끼가 부화해 나오는 시간을 통일시키기 위한 행동으로 보인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이런 새끼의 소리에 대해 어미도 소리로 응답했다. 이는 새끼를 물가로 인도하기 위한 것이라고 연구진은 추정했다. 또 연구과정에서 거북 어미와 새끼는 2달 이상 함께 다닌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 어미와 새끼 사이의 소리 녹음)
 

논문은 왕아마존강거북의 이런 사회적 행동이 포식자에게 잡아먹힐 가능성을 줄이고 둥지를 트는 암컷 사이의 정보 교환 기능을 지닌다고 짐작했다. 또 소리는 거북이 집단 산란할 때 행동을 통일하는 중요한 구실을 한다고 덧붙였다.
 

왕아마존강거북은 길이가 80㎝까지 자라는 대형 민물 거북으로 아마존강 유역에만 서식하는데 남획으로 멸종위기에 놓여있다.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Camila Rudge Ferrara et.al., Sound Communication and Social Behavior in an Amazonian River Turtle (Podocnemis expansa), Herpetologica 70(2):149-156. 2014. doi: http://dx.doi.org/10.1655/HERPETOLOGICA-D-13-00050R2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 싸이월드 공감
  • 추천
  • 인쇄
  • 메일
조홍섭 기자
20년 넘게 환경문제를 다뤄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환경전문기자를 역임했으며 웹진 물바람숲의 운영자입니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 과학기술과 사회 문제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네이버에 <한반도 자연사>를 연재했고 교육방송(EBS)의 <하나뿐인 지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이메일 : ecothink@hani.co.kr       트위터 : eco_think      

최신글




최근기사 목록

  • 수중 ‘밑밥 캠’ 1만5천대 깔았는데 “상어가 안보인다”수중 ‘밑밥 캠’ 1만5천대 깔았는데 “상어가 안보인다”

    조홍섭 | 2020. 08. 03

    세계 58개국 대규모 조사, 19%서 암초상어 관찰 못 해 산호초에서 평생 살거나 주기적으로 들르는 암초상어는 지역주민의 소중한 식량자원일 뿐 아니라 다이버의 볼거리, 산호 생태계 최상위 포식자로서 중요한 구실을 한다. 세계 최대 규모의 실태...

  • 바다거북은 엉성한 ‘내비' 의존해 대양섬 찾는다바다거북은 엉성한 ‘내비' 의존해 대양섬 찾는다

    조홍섭 | 2020. 07. 30

    “여기가 아닌가 벼”…때론 수백㎞ 지나쳤다 방향 돌리기도 아무런 지형지물도 없는 망망대해에서 바다거북이 어떻게 자신이 태어난 해변과 종종 수천㎞ 떨어진 먹이터를 이동하는지는 찰스 다윈 이래 오랜 수수께끼였다. 위성추적장치를 이용한 연구 ...

  • 파리지옥 풀은 어떻게 파리를 알아볼까파리지옥 풀은 어떻게 파리를 알아볼까

    조홍섭 | 2020. 07. 27

    30초 안 감각털 2번 건드리면 ‘철컥’…1번 만에 닫히는 예외 밝혀져 찰스 다윈은 파리지옥을 “세계에서 가장 놀라운 식물”이라고 했다. 세계에 분포하는 식충식물 600여 종 대부분이 먹이를 함정에 빠뜨리는 수동적 방식인데 파리지옥은 유일하게 ...

  • 날개 치지 않고 5시간, 콘도르의 고효율 비행날개 치지 않고 5시간, 콘도르의 고효율 비행

    조홍섭 | 2020. 07. 23

    전체 비행시간의 1%만 날개 ‘퍼덕’…상승기류 타고 비상·활공 독수리나 솔개 같은 맹금류는 상승기류를 탄 채 날개 한 번 퍼덕이지 않고 멋지게 비행한다. 그렇다면 날개를 펴면 길이 3m에 몸무게 15㎏으로 나는 새 가운데 가장 큰 안데스콘도르...

  • 사람도 ‘귀 쫑긋’ 개·고양이와 마찬가지사람도 ‘귀 쫑긋’ 개·고양이와 마찬가지

    조홍섭 | 2020. 07. 17

    귀 근육 신경반응과 미미한 움직임 확인…새로운 보청기에 응용 가능 개나 고양이가 무엇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지 알려면 귀가 어느 쪽을 향하는지 보면 된다. 낯설거나 큰 소리, 중요한 소리가 들리면 동물의 귀는 저절로 그리로 향하고 쫑긋 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