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알라, 암컷 유혹 숨겨진 성대 찾았다

조홍섭 2013. 12.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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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몸집보다 20배 낮은 저음 내는 후두 밖 `연구개 성대' 발견

포유류에 처음 보고되는 발성기관…바리톤으로 암컷 유혹 위해 진화

 

Diliff_781px-Koala_climbing_tree.jpg » 호주에 사는 유대류 코알라는 자기 몸보다 20배나 큰 동물이 내는 저음을 낸다. 사진=딜리프, 위키미디어 코먼스

 

귀엽고 졸린 모습으로 인기인 오스트레일리아의 유대류 동물 코알라는 번식기에 곰인형 크기의 동물이 내는 소리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커다란 소리를 낸다. 들숨·날숨과 함께 단속적으로 내뱉는 이 소리는 마치 코끼리나 당나귀 같은 큰 동물이 내는 것 같은 저음의 울리는 소리이다.

 

번식기 때 코알라가 내는 소리 유튜브 동영상(자료=벤저민 찰튼, <비비시>)  

 

 

벤저민 찰튼 영국 서섹스대 연구자 등 국제연구진은 이 의문을 풀기 위해 코알라 주검 10구를 해부했다. 코알라의 후두 속 성대는 길이 9.8㎜로 덩치에 걸맞은 작은 크기였다. 가는 기타 줄이 높은 소리를 내고 굵은 줄이 낮은 음을 내는 것처럼, 이런 크기의 코알라 성대로 낼 수 있는 가장 낮은 소리는 51㎐가 고작이라고 연구진을 추정했다.
 

그런데 실제로 야생의 코알라가 내는 소리는 평균 27㎐의 저음인데, 이는 체중 8㎏인 코알라가 낼 수 있는 소리보다 20배는 낮으며 사실상 코끼리가 내는 소리에 가깝다.
 

연구진은 성대 이외의 다른 발성기관이 있을 것으로 보고 찾은 결과 후두 밖에 또 다른 성대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입과 비강이 연결된 곳에 있는 이 ‘연구개 성대’는 한 쌍의 덮개 형태인데, 코로 숨을 들이마실 때 진동해 소리를 낸다. 길이는 평소에 2.3㎝이며 후두의 성대보다 683배나 무거웠다.

 

ko1.jpg » 새로 기능이 발견된 코알라의 연구개 성대(그림 A의 붉은 부위, 확대한 모습이 그림 B와 그림 C의 VVFs). 사진=벤저민 찰튼, <커런트 바이올로지>

 

그만큼 낮은 소리를 낼 수 있는데 9㎐의 사람이 듣지 못하는 저음도 낼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진은 코알라 주검의 코로 공기를 불어넣어 실제로 그런 소리를 낼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성대를 진동시켜 소리를 내는 포유류의 상식을 깨고 코알라가 새로운 발성기관을 갖고 있음을 밝혔다는 의미를 지닌다. 유일한 예외는 돌고래 등 이빨고래류로, 이들은 성대가 없는 대신 머리에 반향위치측정을 위한 클릭음을 내는 발성기관이 있다.
 

연구진은 코알라가 이런 발성법을 진화시킨 이유가 번식기에 암컷을 유혹하거나 다른 수컷과 경쟁하기 위해서일 것으로 추정했다. 코알라 암컷도 드물지만 고함을 지른다는 사실이 보고돼 있어 해부학적 후속연구가 필요하며, 다른 포유류에서도 이런 발성기관이 있는지가 규명해야 할 과제라고 연구진은 밝혔다.
 

이 연구는 <커런트 바이올로지> 2일치에 실렸다.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Benjamin D. Charlton, Roland Frey, Allan J. McKinnon, Guido Fritsch, W. Tecumseh Fitch, David Reby, Koalas use a novel vocal organ to produce unusually low-pitched mating calls, Current Biology, 2 December 2013 (Vol. 23, Issue 23, pp. R1035-R1036) DOI: 10.1016/j.cub.2013.10.069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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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섭 기자
20년 넘게 환경문제를 다뤄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환경전문기자를 역임했으며 웹진 물바람숲의 운영자입니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 과학기술과 사회 문제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네이버에 <한반도 자연사>를 연재했고 교육방송(EBS)의 <하나뿐인 지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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