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 그린란드 장난감 오리 실종 사건

조홍섭 2008. 12. 30
조회수 28124 추천수 0
나사 빙하 녹은 물길 추적 ‘오리무중’
모두 녹으면 세계 해수면 6m 높아져
 
 
“장난감 오리를 발견하면 연락 주세요.”
 
Untitled-1 copy.jpg미국항공우주국(나사)이 이런 문구를 이누이트어 등 3개 국어로 적은 고무 오리 90마리를 그린란드 서부 제이콥스하븐 빙하에 난 원통형 크레바스 밑으로 풀어놓았다. 포상금 100달러를 걸었지만 석 달이 지난 지금까지 아직 신고는 없다. 화성 착륙선을 설계했던 최첨단 과학자들이 원가 2달러짜리 ‘로테크’에 나선 까닭은 뭘까.
 
기후변화의 불길한 조짐은 북극 얼음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그린란드의 빙하가 최근 2배나 빠른 속도로 녹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최근 주목받는 한 가지 원인은 얼음 녹은 물의 윤활작용이다. 빙하 표면이 녹은 물이 원통형 구멍으로 흘러들어 바다로 흘러나가는데, 이 물이 마찰력을 줄여 빙하의 흐름을 빠르게 만든다는 것이다. 오리방류는 빙하 녹은 물이 어떻게 바다로 흘러가는지 알아보기 위한 실험이다. 연구진은 위성추적장치를 단 미식축구 공만한 부유로봇도 띄워 보냈지만 아직 소식이 없다.
 
지구 수백만년 기간 동안 겪은 변화 반세기만에
 
지구온난화에 관한 가장 권위 있는 기관인 유엔의 정부간 기후변화위원회(IPCC)는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에서 금세기 말까지 해수면이 27~42㎝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온난화 영향을 과소평가했다는 연구결과가 잇따르고 있다.
 
미국국립지질조사국은 최근 해수면 상승이 금세기 말까지 최고 150㎝에 이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북극 얼음이 점점 더 빨리 녹고 있어 그린란드 빙하가 돌이킬 수 없는 상태에 근접했다는 전망도 했다. 그린란드의 빙하가 모두 녹으면 세계의 해수면은 6m가량 높아진다.
 
이산화탄소보다 20배나 강한 온실효과를 일으키는 메탄이 북극해와 툰드라 동토에서 부글부글 올라오는가 하면, 이산화탄소가 녹아들어감에 따라 바다의 산성화도 예상보다 심각하다는 사실이 확인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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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콜럼비아대 교수이자 나사의 주도적 기후학자인 제임스 한센이 이끄는 국제 연구진은 최근 더욱 심란한 연구결과를 내놨다. 이제까지 지구온난화는 대기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450ppm을 넘어서면 급속하게 가속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 연구는 그 문턱값이 훨씬 낮은 350ppm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지구 대기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385ppm이니 벌써 문턱을 넘어선 셈이다. 지구가 수백만년의 기간 동안 겪은 변화를 반세기만에 우리가 이룬 것이다.
 
그렇지만 올해는 2000년대 들어 가장 서늘한 해였다. 미국 기상청은 올 10월까지의 평균기온은 금세기 들어 가장 낮은 14.6도라고 밝혔다. 지구온난화가 수그러들었다고 속단하면 안 된다. 올해의 기온은 1901~2000년 평균보다 0.5도가 높아, 1880년 이후 9번째로 더운 해였다. 사실 엘니뇨가 유독 강했던 1998년을 빼면 2000년대 들어 모든 해가 역사상 가장 더운 10년에 포함된다. 올해 온난화가 누그러진 까닭은 태평양의 저온현상인 라니냐 때문이었다.
 
우리나라도 10월까지 평균기온은 세계평균과 같은 14.6도로 평년보다 0.6도 높았다. 1973년 이래 5번째 더운 해였다. 참고로 가장 더운 해는 1998년, 두번째는 2007년이었다. 기상청은 내년의 기온도 평년보다 0.5도쯤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앞으로 몇년간 태평양 수온변화 같은 자연현상이 인위적 온난화 효과를 가릴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고 기후변화가 멈춘 것은 아니다.
 
교토의정서 이후 기후변화체제 미국이 새 변수
 
세계는 올해를 식량가격 폭등으로 시작했다. 기상이변으로 주요 곡물생산국의 수확량이 감소한데다 옥수수 등 곡물이 바이오연료를 생산하는데 쓰인 때문이다. 사람은 가축에 이어 자동차에 식량을 빼앗기고 있다. 세계식량기구는 잠정통계에서 올해 세계 인구 6명 중 1명꼴인 9억6천만명이 주린 배를 움켜쥐고 잠자리에 들며, 4천만명이 영양실조에 걸리는 등 영양상태가 악화했다고 밝혔다.
 
식량에 이어 기름값이 폭등했다. 소형차와 에너지절약, 태양력·풍력 같은 재생에너지가 각광을 받았다. 그러나 7월 배럴당 140달러를 넘던 유가는 30달러대로 폭락하면서 이런 친환경 마인드가 얼마나 지속될지 의문이다. 값이 폭락한 재활용품이 산더미처럼 쌓이고 있고, 연료값이 떨어지면서 택시 기사들은 “길거리에 승용차가 눈에 띄게 늘었다”고 푸념한다.
 
연말 세계는 미국발 금융위기에 의한 경제불황의 치명타를 맞았다. 마치 예측하기 힘들고 변덕이 심한 요즘의 기상처럼 세계는 1년 내내 요동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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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모든 나라가 기후변화 대처에 나서고 있다. 영국은 세계에서 처음으로 온실가스를 2050년까지 1990년 수준의 80% 삭감하기로 목표를 세우고 이를 법적으로 의무화했다. 매 5년마다 삭감 계획을 세우고 실적을 점검한다.
 
재생에너지 개발도 세계적 붐을 이루고 있다. 세계 70여개 국가가 재생에너지 개발 목표를 설정했다. 세계에너지기구는 앞으로 2년 안에 재생에너지가 천연가스를 제치고 두 번째로 큰 발전에너지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노벨상 수상자인 물리학자 스티브 추를 에너지 장관에 임명했다. 그는 부시의 기후변화 정책과 정 반대 주장을 해온 인물이다. 내년 말까지 협상이 종료될 교토의정서 이후 기후변화체제에서 미국은 새로운 변수가 될 것이다.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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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섭 기자
20년 넘게 환경문제를 다뤄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환경전문기자를 역임했으며 웹진 물바람숲의 운영자입니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 과학기술과 사회 문제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네이버에 <한반도 자연사>를 연재했고 교육방송(EBS)의 <하나뿐인 지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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