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환경 이슈...표리부동 대한민국!

조홍섭 2008. 12.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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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환경과 관련한 주요 이슈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었을까? 우선 운하 건설을 둘러싸고 진행된 논란을 꼽을 수 있다. 정부가 제시한 녹색성장이라는 구호도 정부가 무분별한 개발에 대응하기 위해 만들어 놨던 환경규제들을 해제하면서 논란의 대상이 됐다. 경남 창원에서 열렸던 람사르 총회도 환경에 적지 않은 의미를 던져준 계기였다. 환경운동연합이 간부의 국민 성금 횡령 사건으로 도덕성 위기에 휩싸인 것, 기후변화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정부가 새로운 기후변화대응 종합계획을 마련한 것도 환경분야에서 올해 이뤄진 중요한 일들로 꼽힌다. 대표적인 몇 가지를 짚어본다.
 
 
겉은 녹색성장 속은 회색개발?
 
이명박 정부 모순된 행보
원자력 확대, 환경규제 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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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정의와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의 모임 등 시민 사회단체 소속 회원들이 10월 6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후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에 그린벨트 해제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올해는 환경에 높은 가치를 두는 것을 뜻하는 ‘녹색’이 어느 해보다 많이 언급된 해였다. 녹색의 깃발은 늘 환경단체들이 앞세워 온 것이지만, 올해는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가 더욱 높이 내걸었다는 점에서 과거와 다르다. 이 대통령이 지난 광복절 경축사에서 새로운 국가 비전으로 ‘저탄소 녹색성장’을 제시한 것이 그 결정판이다. 국가 비전에까지 ‘녹색’이 등장한 것이다.

 
하지만 정부가 강조한 녹색은 정작 환경단체들로부터는 그다지 환영받지 못했다. 환경단체가 보기에 진정한 녹색이 아니었을 뿐 아니라 때로 회색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정부가 저탄소 녹색성장을 추구한다면서 그것을 뒷받침할 에너지원으로 원자력 발전을 대폭 확대하기로 한 것이 그런 사례다.

 
물론 바이오에너지 같은 녹색에너지의 개발과 투자 확대 계획도 발표됐다. 하지만 이 계획도 진정한 재생에너지와는 거리가 있는 폐기물 소각열 회수에 높은 비중을 두고 있고, 물질 재활용으로 더 높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음식물 쓰레기 등까지 에너지로 전환하는 것이어서 환경단체의 비판을 받기는 마찬가지다.

 
정부의 녹색이 환경단체에서 쓰는 녹색과 같은 의미로 사용된 경우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말과 행동이 다른 경우가 많았다. 정부가 녹색을 강조하면서 실제로는 녹색의 보호막에 구멍을 내는 모순된 행보를 거듭한 것이다. 경제 살리기와 기업활동 촉진을 명분으로 수도권 자연보전권역에 대한 규제 완화, 그린벨트 해제, 골프장 규제 완화, 환경영향평가 간소화, 수도권 미세먼지총량제 실시 보류 등 환경규제 완화조처를 잇따라 내놓았던 것이다. 환경진영 한편에서“녹색을 모독하지 말라”는 비판까지 나온 것은 그 때문이다.
 
 
겉은 4대강 정비 속은 대운하?
여론 반대에 슬그머니 접더니
14조원 사업, 또 논란 일으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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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하백지화국민행동’등의 회원들이 지난 9월9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정종환 국토부 장관이 경인운하를 발판으로 대운하 사업에 다시 군불을 때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정 장관을 향해 물총을 쏘는 행위극을 하고 있다.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해 선거공약으로 제시한 운하 건설은 하천 고유의 생태계에 혼란을 일으키고 환경 파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환경단체들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혔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한반도 대운하 태스크포스’를 설치하고 운하 건설에 강력한 의지를 보이던 이 대통령 당선인은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올해 1월 신년기자회견에서 “대운하 사업은 100% 민자사업으로 정부가 일방적으로 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다”라고 한발 물러섰다. 그럼에도 계속된 의혹은 지난 6월 이 대통령이 촛불 정국에서 “대운하 사업은 국민이 반대한다면 추진하지 않겠다”고 사실상 포기 뜻을 비치고, 국토해양부가 전담 조직 해체 방침을 밝히면서 해소된 듯했다.

 
하지만 지난달 한나라당 내 이 대통령 직계 의원들이 경제 위기 극복의 수단으로 대운하 재추진 여론 조성에 나선 가운데, 정부가 14조원을 들여 4대강을 정비하는 내용의 사업계획을 세우면서 다시 논란이 불붙었다.

 
환경단체와 전문가들은 “홍수 예방과 수자원 확보, 수질 개선 등을 사업목적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하상 준설이나 댐과 보 설치 등 사업 규모나 내용으로 볼 때, 운하건설의 기초 작업이 분명하다”고 주장한다.

 
국토해양부는 의혹을 덜기 위해 ‘4대강 정비사업’이라는 표현 대신 ‘4대강 살리기’로 이름을 바꿔부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지난 22일 이 대통령이 국토해양부 업무보고 자리에서 이 사업을 ‘4대강 재탄생 사업’이라고 규정하면서,“4대강 사업 개념을 홍수방지 정도에서 벗어나 한 차원 높은 목표를 가져 달라”고 주문함으로써 의혹은 오히려 증폭됐다.
 
겉은 람사르 개최 속은 습지 파괴?
총회 개최로 습지 관심 증가
보호지역서 공사 계속 진행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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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8일 오후 경남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10차 람사르 총회 개회식에서 역대 람사르 총회 개최국 출신의 어린이들이 환경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창원/신소영 기자

10월28일 경남 창원에서는 국제 환경협약 당사국 회의로는 국내에서 처음인 람사르 총회가 개막돼, ‘인류의 복지와 습지에 대한 창원선언’ 등 32개의 결의문을 생산하고 11월4일 폐막했다.

 
‘환경올림픽’으로 과대 포장된 데 대한 비판도 나왔고, 대회 유치에 앞장섰던 환경단체 일부가 정부와 개최 지방자치단체의 반습지정책을 이유로 사실상 보이콧을 선언하는 등 우여곡절도 겪었다. 하지만 사회에 습지의 가치에 대한 인식을 확산시켰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 행사였다. 환경부가 총회 개최 뒤 실시한 대국민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람사르 총회를 계기로 64.6%가 습지와 자연환경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고, 75.5%가 습지와 자연의 생태적·경제적 가치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다고 응답한 것에서 나타난다.

 
하지만 이런 관심이 실제 습지 훼손을 막는 것으로 연결될 것인지는 의문이다. 습지 훼손을 부르는 것은 국민의 관심보다는 정부와 지자체의 관심이 부족한 탓이기 때문이다. 실제 국내 최대 습지 생태관광지인 전남 순천만 습지보호지역에서는 보호지역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고속도로 공사가 환경단체들의 강력한 반대에도 계속 진행중이다.

 
람사르 총회를 개최한 한국의 습지보전 성적표는 여전히 하위권을 맴돈다. 한국이 현재 람사르 습지로 등록한 11개 습지의 총면적은 8198㏊로 158개 가입국 중 132번째다. 1곳당 평균 면적이 745㏊이니, 세계 평균 9만584㏊와 비교하기도 부끄럽다.

 
한국은 습지보전 노력의 첫 단계라고 할 수 있는 습지의 법적 범위조차 아직 국제 기준에 일치시키지 못하고 있다. 람사르협약이 습지로 분류하는 썰물 때 수심 6m 이내인 연안 조하대와 하천을 습지로 인정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김정수 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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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섭 기자
20년 넘게 환경문제를 다뤄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환경전문기자를 역임했으며 웹진 물바람숲의 운영자입니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 과학기술과 사회 문제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네이버에 <한반도 자연사>를 연재했고 교육방송(EBS)의 <하나뿐인 지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이메일 : ecothink@hani.co.kr       트위터 : eco_th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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