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정비사업' 반발 속 강행

조홍섭 2008. 12.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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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 나주서 착공식...시민단체 "사상 유례 없는 강 죽이기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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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수 국무총리(오른쪽 다섯번째부터)와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 등이 29일 오전 경북 안동시 영호대교 둔치에서 열린 ‘낙동강 안동생태하천 조성사업 기공식’에서 기공 버튼을 누르고 있다. 안동/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정부가 대운하 건설로 의심받고 있는 ‘4대강 살리기’ 사업을 경북 안동과 전남 나주에서 전격적으로 착공했다. 대운하 건설 반대 단체들은 “이명박 정부가 이름만 바꿔 사실상 대운하 사업을 다시 추진하고 있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정부는 29일 오전 11시 한승수 국무총리와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 김관용 경북지사와 주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안동시 운흥동 영호대교 둔치에서 ‘낙동강 안동 2지구 생태하천 조성사업’ 착공식을 열었다. 이 사업에는 409억원이 투입돼 2010년까지 낙동강 법흥교~옥동 안동대교 4.07㎞ 구간의 하천 환경을 바꾸는 공사를 벌인다. 한 총리와 정 장관 등은 이날 오후 3시 전남 나주시 삼영동 영산대교 인근 하천 둔치에서 열린 ‘영산강 생태하천 조성공사’ 착공식에도 참석했다. 이곳에서는 2011년까지 영산교와 영산대교 주변 6.7km 구간에 383억원을 투입한다.

 
한 총리는 두 공사 현장에서 “이 사업은 단순한 건설공사가 아니라 경제 살리기, 환경 복원, 문화 등이 조화된 다목적의 한국형 녹색 뉴딜사업”이라며 “정부는 이 사업에 모두 14조원을 투입해 국토의 대동맥인 4대강 유역을 녹색성장의 거점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착공한 두 곳은 해당 지방정부들이 독자적으로 낙동강 운하와 영산강 운하를 추진하겠다고 밝혀 온 지역이다.

 
이 사업을 시작으로 구미1지구(4.3㎞)와 구미2지구(5.3㎞), 상주지구(4.8㎞) 등에서 잇따라 낙동강 정비사업을 할 예정이다. 이날 착공식을 한 두 곳과 함께 선도지구로 선정된 충주(한강), 대구·부산(낙동강), 연기(금강), 함평(영산강) 등 나머지 5개 지구에서도 공사를 시작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정부는 이날 행정안전부·기획재정부·국토해양부 합동으로 전국 지방자치단체 4급 이상 간부 공무원 2600여명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 모아놓고 4대강 정비 사업 등에 대한 협조를 요청했다.

 
환경단체들은 4대강 정비 사업을 사실상의 대운하 사업으로 규정하고 본격적인 반대 운동을 시작했다. 전국 389개 단체가 참여하는 연대단체인 ‘운하 백지화 국민행동’은 이날 성명을 내어 “정부가 이번 사업을 4대강 정비사업이라고 설명하는 것은 대운하 사업에 대한 국민의 우려를 회피하려는 꼼수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국민행동은 “안동 2지구의 공사는 사전 환경성 검토도 마치지 않아 그 자체가 명백한 불법”이라며 “사회적 논의를 거부하고 속도전식으로 추진하는 4대강 공사는 역사상 유례 없는 강 죽이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동 나주/박영률 정대하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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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전 경북 안동 영호대교 둔치에서 낙동강 안동지구 생태하천 조성사업 착공식이 진행되는 동안 ‘운하 백지화 국민행동’ 경북본부 소속 한 회원이 ‘하천 정비를 가장한 대운하 추진 중단’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안동/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일방통행 반대" 시위도 '철통 차단'
경찰 1인 시위마저 가로막아
 
 
“이렇게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고 군사작전 하듯 밀어붙이는 것이 과연 누굴 위한 겁니까?”

 
29일 오전, 낙동강 안동지구 생태하천 조성사업 착공식장 부근에서 경찰이 만든 사람 장벽에 둘러싸여 1인 시위를 벌이던 한 환경운동가가 분통을 터뜨렸다. ‘짝퉁(유사) 대운하 사업’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4대강 정비사업’이 환경단체들의 반대 기자회견과 시위 등 어수선한 상황에서 29일 경북 안동과 전남 나주에서 첫삽을 떴다.

 
이날 오전 11시 경북 안동시 영호대교 둔치에서는 ‘낙동강 안동지구 생태하천 조성사업 착공식’이 열렸다. 착공식에는 한승수 총리와 정종환 국토해양부장관, 김관용 경북지사 등 700여명이 참석했다. 그러나 행사 40분 전인 오전 10시20분께 행사장에서 100여m 떨어진 탈춤 공연장 앞에서는 운하백지화 국민행동 등 시민·환경단체 회원 40여명이 기자회견을 먼저 열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국민이 반대하면 운하를 추진하지 않겠다던 이명박 정부가 6개월 만에 ‘4대강 물길 살리기’라는 이름으로 14조1418억원의 천문학적 예산을 투입해 사실상 대운하 건설 사업을 시작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회원들이 1인 시위를 벌이기 위해 흩어지려 하자, 경찰이 이들을 가로막았다. 1~2명씩 고립된 시위대는 “정상적인 통행을 무슨 이유로 가로막느냐”고 격렬하게 항의했지만, 경찰은 “1인 시위가 아니라 신고하지 않은 불법 시위여서 차단했다”고만 밝혔다.

 
이어 이날 오후 3시께 전남 나주시 영산대교 인근 영산강 둔치에서도 ‘영산강 생태하천 조성공사’ 착공식이 열렸다. 안동에서 헬기로 이동한 한 총리와 정 장관 등 참석한 착공식에서 발파 축포와 함께 덤프트럭 4대와 삽차 2대가 공사하는 것처럼 시늉을 보이기도 했다..
 행사 도중 착공식장 건너편 영산강 둔치에서는 영산강 운하 백지화 광주전남 시민행동 소속 회원 10여명이 대운하 반대 퍼포먼스를 벌이려다가 경찰의 제지를 받았다.
 
 
최낙선(41) 시민생활환경회의 사무처장과 김광훈(42) 광주환경운동연합 사업사무국장은 이날 긴 장화를 신고 강에 들어가 ‘이명박 정부는 미친 운하 사업 중단하라’고 적힌 펼침막을 들고 시위하려가 나주경찰서 영산지구대로 연행됐다가 착공식 행사가 끝난 뒤에야 풀려났다. 시민행동 김춘희 간사는 “일부 회원들은 경찰이 둘러싸 타고 온 자동차에서 내리지조차 못했다”며 “평화적인 시위를 통해 반대 의견을 전달하는 것조차 봉쇄당했다”고 말했다. 안동 나주/박영률 정대하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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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섭 기자
20년 넘게 환경문제를 다뤄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환경전문기자를 역임했으며 웹진 물바람숲의 운영자입니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 과학기술과 사회 문제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네이버에 <한반도 자연사>를 연재했고 교육방송(EBS)의 <하나뿐인 지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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