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려갈뻔한 소나무숲’ 지킨 주민들
강릉 송림리 7일새 4천만원 모금
인천 아파트 조경용 판매 막아
조경용으로 수도권에 팔려갈 예정이었던 강원도 강릉시 송림리의 소나무숲(〈한겨레〉 3월29일치 9면)이 마을 주민과 시민들의 노력으로 예전처럼 마을을 지키게 됐다.
마을의 상징이던 소나무의 굴채와 이를 가로막으려던 마을 주민들의 안타까운 소식이 알려지자 이 나무들을 인천 구월동 아파트단지 조경에 쓰려던 현대건설 쪽은 최근 주민들에게 “송림리 나무를 쓰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 땅주인 김아무개씨도 주민들이 소나무숲을 무상으로 이용하는 데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남아있는 문제는 이 소나무를 사들인 조경회사의 손실을 어떻게 보상하느냐다. 주민들과 조경회사는 여러 차례 협상 끝에 소나무 10그루의 반출을 허용하되 분을 떠놓은 나머지 19그루는 4500만원에 매입하기로 합의했다.
주민들과 강릉 생명의 숲, 지역 언론기관 등은 지난 2일부터 송림리 소나무를 지키기 위한 범시민 모금운동을 벌여, 1주일여만에 4천여만원을 모금했다. 이 모금에는 강릉 남산초등학교 3년 박성군 등 어린이부터 마을주민, 횟집 주인, 공무원, 강릉시의원, 유한킴벌리 등 기업이 두루 참여해, 마을숲을 사랑하는 마음을 모아가고 있다.
윤도현 강릉 생명의 숲 사무국장은 “숲의 빈 자리는 지역 조경업체 등이 기증한 소나무로 채울 예정”이라며 “논·밭에 위치한 마을숲은 아무 규제없이 훼손할 수 있는 산림법 조항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강원도 강릉시 연곡면 송림1리와 송림2리 사이에 위치한 이 마을숲은 지름 42㎝, 높이 10m 가량인 소나무 50여그루로 이뤄졌으며, 오대산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막는 방풍림이자 풍수지리의 수구막이숲으로서 문화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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