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높이로 나는 줄기러기 파주에

윤순영 2017. 11. 03
조회수 26341 추천수 1
주서식지와 월동지 벗어나 다른 기러기 무리에
캐나다기러기도 함께 비행 확인, 행운은 겹으로

1-크기변환_DSC_1820_00001.jpg » 줄기러기의 귀여운 얼굴.

세계에서 최고로 높이 나는 새인 줄기러기를 지난 10월 25일 파주평야에서 운좋게 만났다. 2003년 처음 본 이후로 14년 만이다. 거기에다 행운은 겹으로 왔다. 다음날은 캐나다기러기가 줄기러기와 함께 있는 장면도 눈에 들어왔다. 

2-크기변환_DSC_2610_00001.jpg » 인디언 추장 같은 줄기러기의 모습.

줄기러기는 러시아 남동부나 중국 서부 등 중앙아시아에서 분포하여 번식하고 인도 북부와 미얀마 북부지역에서 월동하는 새이다. 예상 못한 환경변화의 영향으로 원래의 서식지나 이동 경로에서 벗어나 우리나라로 날아온 것으로 추정된다.

3-크기변환_DSC_2566_00001.jpg » 줄기러기와 큰기러기.

줄기러기는 쇠기러기와 큰기러기 무리 속에서 태연하게 활동하며 다른 기러기들이 접근을 못 할 정도로 기세가 등등하다. 성격이 일반기러기와는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줄기러기는 쇠기러기와 몸집이 비슷하여 쇠기러기와 함께 생활하고 있다.

4-크기변환_DSC_3078_00001.jpg » 큰기러기, 쇠기러기와 함께 주변을 경계하는 줄기러기.
5-크기변환_DSC_3752_00001.jpg » 다른 무리들 속에서도 당당한 줄기러기 몸매가 다른 기러기에 비해 부드러운 곡선을 가졌다.
6-크기변환_DSC_3098_00001.jpg » 경운기가 지나가자 고개를 치켜세운 기러기들..

인도기러기라고도 불리는 줄기러기는 세계의 지붕이라는 히말라야산맥 을 넘어서 이동하는 철새다. 최고 7290m까지 올라 비행한다. 줄기러기는 주서식지와 월동지를 2개월에 걸쳐 오가는데, 실제로 줄기러기가 히말라야 산맥을 넘을 때는 8시간 만에 주파한다고 한다. 

7-크기변환_DSC_3431_00001.jpg » 주변에 있는 기러기를 쫓아내며 먹거리 영역을 확보하는 줄기러기.
8-크기변환_DSC_3634_00001.jpg » 목을 길게 빼 쇠기러기를 위협하는 줄기러기.

너무 고산이어서 바람을 이용할 수도 없다. 날개의 근력만을 이용해서 넘는다. 공기가 희박한 히말라야 산맥을 넘는 새들은 엄청난 에너지와 인내심을 가진 새가 아닐 수 없다. 이런 여행을 1년에 2번 거뜬히 해치운다.

9-크기변환_DSC_3104_00001.jpg » 쇠기러기 무리와 행동을 함께하는 줄기러기.
10-크기변환_DSC_2620_00001.jpg » 쇠기러기는 다른 기러기에 비해 날씬하고 가늘고 긴 목을 가졌다.

산소가 희박하고 추위도 극심한 고산지대를 새들이 어떻게 이동하는지는 수수께끼였는데 소형 무선 추적 장치 덕분에 그 비밀이 일부 밝혀졌다. 찰스 비솝 영국 방고르대 박사 등 국제 연구진은 몽골에서 줄기러기 7마리의 몸속에 소형 추적장치를 이식했다. 

11-크기변환_DSC_2621_00001.jpg » 줄기러기가 쇠기러기와 짝을 지어 난다.

새에 아무런 해도 끼치지 않고 1년 뒤 제거된 이 장치는 기러기의 심장 박동수, 가속도, 체온 등을 측정해 이 새가 어떤 고도를 얼마나 빠른 속도로 이동하고 생리적인 상황은 어떤지를 기록했다.

12-크기변환_DSC_1797_00001.jpg » 함께 나는 줄기러기와 쇠기러기.

이제까지는 줄기러기가 고원지대를 만나면 고도를 높인 상태에서 산악지대를 통과한 뒤 고도를 낮춘다고 알고 있었다. 그러나 측정기록은 달랐다. 이 기러기들은 높은 산을 오르내리며 지형을 따라 비행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13-크기변환_DSC_3499_00001.jpg » 줄기러기는 쇠기러기 무리 속에 함께 있으면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줄기러기는 몸길이 72cm, 몸무게 2∼2.9kg의 철새이다. 전체적으로 밝은 청회색이다. 몸 윗면의 깃 가장자리는 흰색이다. 머리는 흰색이며 뒷머리에 검은 가로 줄무늬가 2개 있고 그 중 한 개는 눈과 연결 돼있다. 

14크기변환_DSC_2380_00001.jpg » 캐나다기러기 뒤로 줄기러기가 보인다.

앞목과 뒷목은 검은색, 옆목은 흰 선이 길게 세로로 그어져 있다. 앞목은 윗부분이 특히 어둡고 아랫부분은 가슴과 거의 같은 색으로 밝게 보인다. 부리와 다리는 주황색이다. 날 때 첫째날개깃과 둘째날개깃이 검은색으로 보인다. 어린 새는 눈앞에서 부리 기부까지 회색 줄무늬가 있다. 앞이마는 흰색, 정수리에서 뒷목 아래까지 균일한 어두운 회갈색이다. 다리와 부리는 성조보다 색이 엷다.

15크기변환_DSC_2418_00001.jpg » 캐나다기러기가 고개를 숙이면 찾기 어렵다.

줄기러기와 함께 목격된 캐나다기러기는 일화도 많다. 영화 ‘아름다운 비행’에 나온 기러기가 이 종류다. 1995년에는 알레스카 엘멘도르프 리차드슨 기지 근처에 살던 2700마리의 캐나다기러기떼가 E-3를 추락시켰다. US 에어웨이즈 1549편 불시착 사고를 일으킨 버드 스트라이크의 주범도 캐나다기러기다. 우리나라에서는 희귀한 겨울철새로 다른 기러기류와 함께 드물게 찾아온다.

16크기변환_DSC_2477_00001.jpg » 캐나다기러기의 비상.

캐나다기러기는 쇠기러기와 흡사하고 얼굴과 다리색만 다르다. 고개를 숙이고 있으면 분간하기가 무척 어렵다. 캐나다기러기는 약 70cm 정도의 크기이다. 머리와 목은 검은색이며, 얼굴 눈 뒤에 아래로 향하는 흰색 반점이 있다. 등은 흑갈색이며, 깃 가장자리는 엷은 갈색이다. 아랫배 뒤쪽은 흰색이다.

17크기변환_DSC_2482_00001.jpg » 캐나다기러기는 검은 얼굴에 흰 뺨이 유난히 눈에 띈다.

다리는 검은색이고 개체에 따라 아랫목과 가슴 사이에 흰색이 있는 종과 없는 종이 있다. 머리와 목이 검은색이며, 눈 뒤에 흰색 반점이 있어 다른 기러기류와 구분된다. 북극지방과 캐나다, 미국 북부에 널리 분포해 있다.
글·사진 윤순영 /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 한겨레 환경생태 웹진 <물바람숲> 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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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순영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 김포의 재두루미 지킴이. 한강 하구 일대의 자연보전을 위해 발로 뛰는 현장 활동가이자 뛰어난 사진작가이기도 하다.
이메일 : crane517@hanmail.net      
블로그 : http://plug.hani.co.kr/cra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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