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락조 뺨치는 공작거미의 색깔과 댄스

조홍섭 2017. 09. 15
조회수 21858 추천수 0

암컷 유혹 위해 수컷 극단적 현란함과 과시행동 진화

길이 5밀리 깡총거미로 호주서 60여종 발견, 신종 발견 잇따라


m1.jpg » 호주 서부에서 발견된 공작거미 신종 마라투스 엘렉트리쿠스(Maratus electricus) 배 무늬가 전기회로처럼 생겼다. 위르겐 오토 제공.


다윈과 함께 자연선택에 의한 진화론을 처음 제시한 월러스는 말레이제도에서 극락조를 포획해 본국 박물관에 보내 생계를 유지했다. 극락조는 화려함의 극치인 현란한 색깔과 모양의 깃털과 독특한 과시행동으로 유명한 ‘천상의 새’였다.

 

거미 계의 극락조라고 할만한 거미가 있다. 오스트레일리아의 건조한 황무지에 서식하는 길이 5㎜가 안 되는 공작거미가 그 주인공이다.

 

깡충거미과의 이 거미 수컷은 암컷을 유혹하기 위해 극락조 뺨치는 색깔과 무늬, 그리고 다리를 세우고 배를 진동시키며 스텝을 밟는 극단적인 과시행동을 펼친다. 오스트레일리아 고유종인 공작거미는 현재까지 60여 종이 발견됐는데, 바이오블리츠 등 시민과학에 힘입어 최근 기록되는 종 수가 크게 늘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 공작거미 전문가인 위르겐 오토 박사는 과학저널 <페카미아>(PECKHAMIA) 8월 26일 치에 실린 논문에서 호주 서부에서 5종의 공작거미 신종을 발표한데 이어, 같은 저널 9월 12일 치에서는 호주 남동부에서 새로 발견한 공작거미 신종 2종을 보고했다. 이 내용을 중심으로 공작거미의 형태와 행동을 알아본다.

 

위르겐 오토 박사의 유튜브페이스북을 방문하면 공작거미와 관련한 더 많은 사진과 동영상을 볼 수 있다.


m2.jpg » 호주 서부에서 발견된 신종 공작거미 마라투스 크리스타투스(Maratus cristatus). 위르겐 오토 제공.


m3.jpg » 호주 서부에서 신종으로 발견된 마라투스 트리고누스(Maratus trigonus). 위그겐 오토 제공.


m4.jpg » 호주 서부에서 새 아종으로 기록된 마라투스 멜린대 코루스(Maratus melindae corus). 위르겐 오토 제공.


m5.jpg » 호주 남동부에서 신종으로 기록된 공작거미 마라투스 님부스(Maratus nimbus). 등의 새털구름 무늬에 따라 지은 이름이다. 위르겐 오토 제공.


m6.jpg » 공작거미 마라투스 님부스. 몸 크기를 짐작할 수 있다. 위르겐 오토 제공.


m7.jpg » 호주 남동부에서 신종으로 기록된 공작거미 마라투스 사피루스(Maratus sapphirus). 사파이어 색의 배 색깔이 특징적이다. 위르겐 오토 제공.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 싸이월드 공감
  • 추천
  • 인쇄
  • 메일
조홍섭 기자
20년 넘게 환경문제를 다뤄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환경전문기자를 역임했으며 웹진 물바람숲의 운영자입니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 과학기술과 사회 문제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네이버에 <한반도 자연사>를 연재했고 교육방송(EBS)의 <하나뿐인 지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이메일 : ecothink@hani.co.kr       트위터 : eco_think      

최신글




최근기사 목록

  • 평생 한 번 보기 힘든 희귀 나그네새 검은뺨딱새평생 한 번 보기 힘든 희귀 나그네새 검은뺨딱새

    윤순영 | 2019. 06. 11

    잠깐 마주쳤던 기억만 남기고 훌쩍 날아가검은뺨딱새는 1987년 5월 대청도에서 1개체가 처음으로 확인된 이후 1988년 대청도, 2004년 어청도, 2005년 소청도, 2006년에는 전남 홍도에서 관찰됐다. 기록이 손꼽을 만큼만 있는 희귀한 새다. 지난 ...

  • 오렌지빛 가슴의 나르키소스, 황금새를 만나다오렌지빛 가슴의 나르키소스, 황금새를 만나다

    윤순영 | 2019. 05. 13

    어청도 찾은 희귀 나그네새…사람 두려워 않는 앙징맞은 새황금은 지구에서 가장 가치 있는 물질이다. 밝은 황색 광택을 내고 변색하거나 부식되지 않아 높게 치는 금속 가운데 하나다.이름에 황금을 올린 새가 있다. 월동지와 번식지를 오가면서 ...

  • “날개가 투명한 나비 보셨나요?”“날개가 투명한 나비 보셨나요?”

    조홍섭 | 2019. 03. 12

    안데스 운무림서 촬영…포식자 회피 추정하지만 생태는 수수께끼날개를 통해 배경이 선명하게 보이는 투명한 나비가 중앙·남 아메리카에 산다. 아름답고 신비로운 이 나비 사진이 2018년 생태학자들이 찍은 ‘올해의 사진’으로 뽑혔다.과학기술과 의학...

  • 개구리 잡고, 딱정벌레 잡고…더워도 호반새는 지치지 않았다개구리 잡고, 딱정벌레 잡고…더워도 호반새는 지치지 않았다

    윤순영 | 2018. 08. 03

    [윤순영의 자연관찰 일기]불에 달군 듯 붉은 부리의 여름철새, 7월말 번식개구리, 도마뱀, 딱정벌레 이어 마지막 잔치는 뱀 40도를 육박하는 엄청난 폭염이 찾아왔다.&...

  • 새끼가 76마리? 어느 비오리 엄마의 ‘극한 육아’새끼가 76마리? 어느 비오리 엄마의 ‘극한 육아’

    조홍섭 | 2018. 07. 26

    미국 미네소타 호수서 조류 사진가 촬영남의 알 받은 데다 이웃 새끼 입양한 듯 “새끼를 몇 마리 입양한 비오리 같네요”지난달 23일 미국인 아마추어 조류 사진가인 브렌트 시제크는 미네소타주 베미지 호수에서 촬영한 사진을 사회관계망 서비스인...

인기글

최근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