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락조 뺨치는 공작거미의 색깔과 댄스
암컷 유혹 위해 수컷 극단적 현란함과 과시행동 진화
길이 5밀리 깡총거미로 호주서 60여종 발견, 신종 발견 잇따라
» 호주 서부에서 발견된 공작거미 신종 마라투스 엘렉트리쿠스(Maratus electricus) 배 무늬가 전기회로처럼 생겼다. 위르겐 오토 제공.
다윈과 함께 자연선택에 의한 진화론을 처음 제시한 월러스는 말레이제도에서 극락조를 포획해 본국 박물관에 보내 생계를 유지했다. 극락조는 화려함의 극치인 현란한 색깔과 모양의 깃털과 독특한 과시행동으로 유명한 ‘천상의 새’였다.
거미 계의 극락조라고 할만한 거미가 있다. 오스트레일리아의 건조한 황무지에 서식하는 길이 5㎜가 안 되는 공작거미가 그 주인공이다.
깡충거미과의 이 거미 수컷은 암컷을 유혹하기 위해 극락조 뺨치는 색깔과 무늬, 그리고 다리를 세우고 배를 진동시키며 스텝을 밟는 극단적인 과시행동을 펼친다. 오스트레일리아 고유종인 공작거미는 현재까지 60여 종이 발견됐는데, 바이오블리츠 등 시민과학에 힘입어 최근 기록되는 종 수가 크게 늘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 공작거미 전문가인 위르겐 오토 박사는 과학저널 <페카미아>(PECKHAMIA) 8월 26일 치에 실린 논문에서 호주 서부에서 5종의 공작거미 신종을 발표한데 이어, 같은 저널 9월 12일 치에서는 호주 남동부에서 새로 발견한 공작거미 신종 2종을 보고했다. 이 내용을 중심으로 공작거미의 형태와 행동을 알아본다.
위르겐 오토 박사의 유튜브나 페이스북을 방문하면 공작거미와 관련한 더 많은 사진과 동영상을 볼 수 있다.
» 호주 서부에서 발견된 신종 공작거미 마라투스 크리스타투스(Maratus cristatus). 위르겐 오토 제공.
» 호주 서부에서 신종으로 발견된 마라투스 트리고누스(Maratus trigonus). 위그겐 오토 제공.
» 호주 서부에서 새 아종으로 기록된 마라투스 멜린대 코루스(Maratus melindae corus). 위르겐 오토 제공.
» 호주 남동부에서 신종으로 기록된 공작거미 마라투스 님부스(Maratus nimbus). 등의 새털구름 무늬에 따라 지은 이름이다. 위르겐 오토 제공.
» 공작거미 마라투스 님부스. 몸 크기를 짐작할 수 있다. 위르겐 오토 제공.
» 호주 남동부에서 신종으로 기록된 공작거미 마라투스 사피루스(Maratus sapphirus). 사파이어 색의 배 색깔이 특징적이다. 위르겐 오토 제공.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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