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속 39조 마리의 미생물과 더불어 살기
우리 몸은 미생물과 더불어 사는 생태계
미생물 통해 자연과 인간 새롭게 보자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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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속엔 미생물이 너무도 많아
에드 용 지음, 양병찬 옮김/어크로스·1만9800원
우리 몸속에는 39조 마리의 미생물이 산다. 불청객이 아니다. 미생물은 동물이 출현하기 수십억년 전부터 지구에 살아왔고, 동물은 미생물과 공생하지 않고는 생존하지 못한다.
생물학 분야의 저명한 저널리스트인 지은이는 이 책에서 미생물을 통해 자연과 인간을 새롭게 볼 것을 주장한다. 동물의 몸은 그 자체가 수많은 미생물과 더불어 사는 생태계이며, 사람도 미생물과의 관계를 복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생물이 사람에게 얼마나 중요한지는 모유에 미생물을 먹일 영양분이 따로 들어있는 데서도 알 수 있다. 젖당과 지방에 이어 모유에서 세 번째로 많은 성분인 올리고당은 아기가 소화하지 못한다. 올리고당을 먹은 세균은 아기가 흡수하는 지방산을 방출하고 또 아기의 소화관과 면역계를 튼튼하게 해 준다.
지은이는 우리가 살아 꿈틀거리는 ‘미생물 아우라’에 둘러싸여 있다고 본다. 이 엄청난 수의 미생물 군단 가운데 일부만 몸속에 주둔할 뿐 나머지는 끊임없이 이동하고 변화한다. 가정마다 독특한 미생물 군집도 있다. 이사 가면 24시간 안에 미생물들이 새로운 집을 ‘우리 집’으로 만든다.
반려견은 외부 세균을 끌어들이고 동거인 사이의 미생물 교환을 촉진해 집안의 미생물 다양성을 높인다. 개털의 먼지에는 알레르기를 억제하는 미생물이 들어있다.
프로바이오틱스, 대변 이식술 등 최근 미생물을 이용한 건강요법에 관심이 높다. 이 책은 미생물 효과를 예찬하기보다 그 배경인 생태학과 자연사를 냉정하게 들여다보고 있다.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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