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멸종위기종] 대서양 용철갑상어

조홍섭 2010. 09.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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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이 정한 ‘2010 생물 다양성의 해’를 맞아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날마다 세계적으로 위기에 놓인 생물을 골라 ‘오늘의 멸종위기종’으로 소개하고 있다. 곰팡이에서 대형 포유류까지, 놀라운 생물다양성의 세계를 매일 찾아간다.  ( 세계자연보전연맹:  http://www.iucn.or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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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갑상어는 현존하는 물고기 가운데 가장 오랜 기간 지구에 살아왔지만 현재 전체 종의 85%가 멸종위기에 몰려있다. 동물 집단 가운데 가장 위태로운 무리가 바로 철갑상어이다.
대서양 용철갑상어는 과거 유럽 전역의 해안에 풍부해 주요 어획자원이었다. 그러나 현재는 오직 한 군데, 프랑스의 지롱드, 가론느, 도르도뉴 만에서만 번식하는 집단이 있을 뿐이다.


철갑상어는 수명이 길고 번식기까지 오랜 시일이 걸려 남획에 매우 취약하다. 게다가 이 물고기의 알은 캐비어로 유명하고 고기도 비싸게 팔린다. 수질오염과 서식지 파괴, 하천의 직강화 등으로 철갑상어의 번식지와 치어의 양육장소가 사라지고 있으며, 댐 등은 성숙한 어미가 번식을 위해 태어난 강으로 돌아오는 것을 가로막고 있다.


대서양 용철갑상어는 몸길이 2m, 무게 150㎏까지 자라지만 길이 4.5m, 무게 400㎏의 거대한 개체도 표본으로 남아있다. 이 철갑상어가 마지막으로 산란한 것은 1994년 프랑스 가론느에서였는데, 이곳도 댐 건설, 오염, 골재채취 등의 개발로 산란지의 질이 떨어지거나 사라지고 있다. 현재 야생의 성체는 모두 20~750마리가 남아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인공증식해 풀어놓은 개체들이 있지만 이들이 번식연령에 접어들려면 2014년까지 기다려야 한다. 성숙하기까지 수컷은 10~12년, 암컷은 14~18년이 걸린다. 다 자란 개체도 번식을 해마다 하는 것이 아니라 수컷은 한 해 걸러, 암컷은 3~4년에 한 번만 번식에 나선다. 번식지를 찾아 강을 거슬러 오르는데 1000㎞ 이상을 아무것도 먹지 않고 이동하기도 한다.


바다에서의 주요한 위협은 그물이다. 바다 밑바닥의 갑각류 등을 주로 잡아먹는데 저인망이나 자망에 부수적으로 걸려 죽는 일이 많다.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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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섭 기자
20년 넘게 환경문제를 다뤄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환경전문기자를 역임했으며 웹진 물바람숲의 운영자입니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 과학기술과 사회 문제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네이버에 <한반도 자연사>를 연재했고 교육방송(EBS)의 <하나뿐인 지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이메일 : ecothink@hani.co.kr       트위터 : eco_th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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