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빠져드는 달콤한 불행, 설탕

권혜선 2016. 11. 04
조회수 15200 추천수 0

영화로 환경 읽기 <슈가 블루스>

뇌는 도파민과 세로토닌 분비하는 설탕 원해, 귾으면 금단현상

설탕 권하는 사회에서 불편한 설탕 반대, 총기나 헤로인 반대도 그럴까


1-1.jpg » 영화 <슈가 블루스>의 한 장면.]


여기 한 여자가 있다. 남편과 두 아이와 함께 사는 여자는 셋째 아이를 배 병원에서 검진한다. 그리고 임신성 당뇨병 진단을 받는다. 

  

그녀에게 임신성 당뇨병 진단은 충격으로 다가온다. 특히 자신뿐 아니라 배 속의 아이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사실에 심각해진다. 


그리 뚱뚱하지도 않고 단것을 특별히 많이 먹거나 좋아하는 것도 아니며, 가족 중 당뇨병의 이력도 없는 그녀는 “왜?”라는 질문을 시작한다. “내가 왜 임신성 당뇨병에 걸린 것일까?”

  

영화 《슈가 블루스》(Sugar Blues)는 바로 이 “왜?”라는 질문에서 시작한다. 영화의 주인공은 “왜?”라는 질문을 던진 임산부이자 바로 이 영화의 감독인 안드레아 컬코바이다. 안드레아 감독은 임신한 셋째 아이를 낳고 기르며, 설탕에 대해 집요하게 탐색하고 자료를 수집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3년 동안의 과정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기록하여 《슈가 블루스》를 만들었다. 


2-1.jpg » 안드레아 감독과 가족들. 영화에는 감독과 가족이 함께 등장한다.


‘슈가 블루스’란 말은 미국에서 설탕의 수요가 많이 증가하던 1920년대 유행했던 대중가요 제목에서 시작되었다. 이후 1975년 <뉴욕포스트> 기자인 윌리엄 더프티가 같은 제목의 책을 출판하며, ‘슈가 블루스’가 ‘설탕의 섭취로 인해 발생하는 육체 및 정신의 복합적인 질환’을 뜻하게 되었다. 


“…너도나도 노래하네, 슈가 블루스 / 나는 불행 속에 고통스러워 하네 / 바닥에 쓰러져 죽어가네 / … 슈가, 또 슈가 / 달콤한 슈가 블루스에 자꾸 빠져드네.” 

(<슈가 블루스> 노래 중에서)


순수한 단맛의 탄수화물, 설탕


Sugars_clockwise from top-left_.jpg » 설탕의 여러 형태. 왼족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백설탕, 정제하지 않은 설탕, 황설탕, 처리하지 않은 사탕수수 가루. 위키미디어 코먼스


설탕은 사탕수수나 사탕무, 사탕단풍나무 등의 즙이나 진액에서 불순물을 없애고 순수한 결정으로 만든 자당(슈크로스, sucrose)의 제품 이름이다. 설탕(雪糖)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흔히 눈처럼 흰 가루 형태의 단맛이 나는 백설탕을 말한다. 백설탕 외에도 갈색빛의 황설탕과 흑설탕, 고체의 각설탕, 액체의 설탕 시럽 등 다양한 색과 형태의 설탕이 있다.

  

설탕은 왜 단맛이 나는 것일까? 단맛이 나는 분자에는 포도당(glucose), 과당(fructose), 갈락토스(galactose), 마노스(mannose) 등이 있으며, 이들은 하나의 분자로 구성된 단당이다. 그리고 설탕은 단당인 포도당 1분자와 과당 1분자가 결합하여 단당 2개로 구성된 이당으로, 분자식은 C₁₂H₂₂O₁₁이다. 


sugar.jpg » 설탕은 왼쪽의 포도당과 오른쪽의 과당이 결합한 이당 분자이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짧은 분자 구조인 설탕은 몸에 들어가면 바로 포도당과 과당으로 분해되어 몸에 흡수된다. 포도당은 우리 몸의 가장 기본적이고 직접적인 에너지원으로서 열량이 높으며, 사용하고 남은 포도당은 몸에 쌓인다. 

  

대표적인 에너지원으로 꼽히는 밀가루 역시 몸에 들어가면 포도당으로 분해된다. 하지만 밀가루의 주성분인 녹말은 여러 개의 포도당이 결합한 형태로, 설탕보다 분해와 흡수 시간이 길다. 

  

설탕은 밀가루와 마찬가지로 탄수화물에 포함된다. 탄수화물은 탄소, 수소, 산소의 세 가지 원소로 이루어진 화합물을 말하는데, 단당과 이당은 탄소, 수소, 산소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설탕이 들어간 식품의 영양 성분표에서 설탕을 탄수화물로 표기한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설탕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설탕이 언제부터 만들어졌는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약 4000여 년 전 인도에서 처음 만들어졌다고 전해진다. 기원전 4세기경, 알렉산더 대왕의 병사들이 인도를 정복하며 유럽인으로는 처음으로 설탕을 알게 되었고, 8세기 지중해를 정복한 이슬람교도들이 정복지에 사탕수수 재배와 설탕 제조 기술을 전파하였다. 

  

이후 11세기부터 13세기까지 이어진 십자군 전쟁을 통해 유럽 전역에 사탕수수의 재배와 설탕 제조 기술이 전파되었다. 당시 유럽에서 설탕은 매우 귀하며 금보다 비쌌다. 설탕은 왕이나 귀족 등의 한정된 상류 계급에서 약재나 장식품, 권위의 상징으로 사용되었다. 

  

설탕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설탕을 만드는 과정은 꽤 복잡하다. 먼저 사탕수수를 잘라 즙을 짜내어 가열하고 냉각시킨다. 이렇게 만들어진 결정체는 원심분리기를 이용해 당밀을 분리하고 흑당(조당)을 만든다. 

  

흑당은 다시 물에 녹여 여러 차례 불순물을 제거하며 여과시키는데, 이 과정에서 칼슘, 마그네슘, 비타민 등의 영양소와 흑당의 색소까지 함께 빠져나가게 되며 자당이라는 순수한 당만 남게 된다. 색까지 사라진 자당, 이것이 우리가 아는 정백당(백설탕)이다.1)


사진4.png » 설탕이 만들어지는 과정. 황설탕은 백설탕을 가열해 만든 것이고, 흑설탕은 황설탕에 캐러멜을 섞은 것이다.


유럽은 신비스럽고 아름다우며 순수한 단맛의 설탕에 열광하였다. 16세기부터 19세기 동안 유럽, 특히 영국은 값비싼 설탕의 생산권을 확보하고 판매망을 독점하기 위해 국가 차원에서 설탕 산업에 열을 올렸다. 

  

하지만 유럽에서는 사탕수수를 재배하기 어려웠다. 사탕수수가 자라기 위해서는 열대나 아열대의 온도와 적당한 강수량이 필수적인데, 유럽은 너무 추웠다. 당시 세계 여러 곳에 식민지를 개척하였던 유럽은 사탕수수를 재배하기에 적합한 브라질이나 카리브 해의 섬들을 식민지로 삼아 사탕수수를 재배하였다. 

  

사탕수수 재배는 유럽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졌다. 식민지에는 설탕 플랜테이션이 만들어졌다. 이 플랜테이션에서는 사탕수수만을 재배하고 가공하였으며 다른 작물 재배는 일절 이루어지지 않아, 곡물 같은 기본적인 식량도 수입해 먹었다.


Réunion in the late 19th century.jpg » 19세기 말 레위니옹의 사탕수수 농장 모습. 위키미디어 코먼스


어른 키보다도 큰 사탕수수를 대량 재배하여 복잡한 과정을 거쳐 설탕을 만들기 위해서는 엄청난 노동력, 특히 주어진 지시에 순종하며 쉽게 쓰고 버릴 수 있는 노동력이 필요했다. 이 노동력은 아프리카에서 끌려온 수십만 명의 흑인들을 통해 충당하였다. 당시 아프리카에서는 많은 흑인을 납치하는 노예사냥이 이루어졌으며, 잡힌 노예는 노예선을 타고 유럽인들에게 팔렸다.


사탕수수는 토양의 양분을 소모해 토질을 급속히 황폐화하는 특성이 있어 한 곳에서 계속하여 사탕수수를 재배할 수 없었다. 따라서 설탕을 만들기 위해서는 계속 새로운 경작지를 찾아 이동해야 했고, 혹독한 노동 강도 속에서 많은 흑인 노예가 죽어갔다. 


설탕을 계속 만들기 위해서는 새로운 토지와 노동력이 필요했다. 설탕 플랜테이션이 휩쓸고 간 곳은 자연환경과 사회체제가 처참하게 파괴되었다. 설탕 플랜테이션이 왕성하게 이루어졌던 아이티를 비롯한 카리브 해 지역과, 노예사냥이 자행되었던 아프리카는 오늘날까지도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때 설탕은 왕과 귀족의 전유물로 부와 지위를 과시하는 상징이었고, 또 설탕은 일하다 지친 노동자들에게 필요한 에너지를 바로 제공해 주는 매우 훌륭한 고열량 식사와 간식이었다. 그리고 지금은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는 달콤한 즐거움이 되었다. 


설탕에 무력한 우리의 뇌


우리는 누구나 달콤한 설탕을 좋아한다. 히브리 대학의 역사학 교수인 유발 하라리는 그의 저서 <사피엔스>에서 현대인이 달고 기름진 고칼로리 음식을 탐하는 이유가 현재 우리의 마음과 뇌가 과거 수만 년 동안의 수렵 채집을 하며 만들어진 뇌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수렵 채집 인이었던 우리 조상이 먹을 수 있었던 달콤한 식품은 잘 익은 과일 뿐이었다. 그리고 한때 잠깐 열리는 과일나무를 운 좋게 발견한 수렵 채집인이 할 수 있는 가장 타당하고 좋은 행동은 그 자리에서 달콤한 과일을 먹을 수 있는 만큼 최대한 먹는 것이었다. 

  

앞서 설명한 것과 같이 짧은 분자 구조의 당은 몸에 들어가면 바로 포도당으로 분해돼 에너지원으로 전환된다. 먹을거리가 부족했던 시절, 달콤한 음식은 생존에 도움을 주는 매우 중요한 것이었다. 생존이 과제였던 수렵 채집의 기간을 지내는 동안 우리는 단맛을 좋아하도록 학습되었고, 단맛에 열광하는 유전자를 갖게 되었다.


실제로 몸에 들어온 설탕은 뇌의 쾌락 중추를 자극해 도파민과 세로토닌을 분비시킨다. 도파민과 세로토닌은 모두 행복과 관련된 물질로, 도파민은 에너지와 의욕, 흥분을 불러일으키며 세로토닌은 안정감과 감정적 위로를 느끼게 한다. 

  

우리가 설탕이 들어간 달콤한 것을 먹으면 일시적이지만 기분이 좋아지고 스트레스가 다소 풀리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 것은 바로 도파민과 세로토닌이 분비되기 때문이다. 우울할 때 달고 끈적거리며 기름진 것이 먹고 싶은 것은 뇌에서 세로토닌과 도파민을 원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감정적으로 위로를 받고 싶을 때 우리는 달콤한 케이크나 아이스크림, 정크푸드와 같은 일명 ‘나쁜 음식’이 생각나고, 그것을 먹으며 위안을 얻는다. 


이종근.JPG » 설탕이 잔뜩 둘어간 과자와 청량음료. 이종근 기자


그런데 이와 같은 작용 기제는 헤로인과 같은 마약이나 담배의 니코틴 작용과 같다. 마약으로 분류되는 헤로인이 몸에 들어가면 세로토닌과 도파민을 비롯한 여러 물질을 분비하고 우리를 흥분 상태와 환각 상태로 이끈다. 

  

엑스터시는 도파민보다 세로토닌을 더 많이 분비시키는 독특한 물질로, 엑스터시를 복용하면 커다란 안도감과 함께 쾌감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참고로 엑스터시 1알로 햄버거 250개를 먹은 만족감을 경험할 수 있다고 한다). 연기로 흡수하는 담배의 니코틴은 7~9초 안에 뇌에 도달하며, 마찬가지로 세로토닌과 도파민을 포함한 물질을 분비시킨다. 

  

설탕은 사탕수수와 사탕무를 정제하여 순도를 높인 순수한 물질로, 자연식품이다. 천연의 자연식품을 먹는 것인데 뭐가 큰 문제일까 생각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아편 역시 양귀비의 유액을 말린 자연식품이다. 그리고 아편을 정제하여 순도를 높이면 ‘다이아세틸모르핀’(diacetylmorphine)이라고 불리는 헤로인이 된다. 


Franz Eugen Köhler.jpg » 사탕수수. 위키미디어 코먼스


문제는 우리의 뇌가 자제 능력이 없다는 것이다. 뇌는 쾌감의 경험만을 기억하여 지속적이고 더 강한 도파민과 세로토닌을 원하게 된다. 결국 중독이 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윌리엄 더프티는 설탕은 헤로인과 니코틴 이상의 중독성을 가지고 있는 환각제라고 하였다. 

  

배가 불러 식욕이 떨어져도 달콤한 케이크와 아이스크림을 보면 곧바로 ‘먹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고 실제로 먹게 되는 것은 뇌가 그렇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설탕은 우울증이나 불안증과 같은 기분장애의 원인이 되며, 설탕을 끊으면 마약이나 담배를 끊는 것과 같은 금단현상이 일어난다.

  

뇌뿐만 아니라 인슐린의 작용으로 인해 당 중독 현상이 생길 수 있다. 백현욱 분당제생병원 교수는 설탕을 과다하게 섭취하면 혈당을 낮추기 위해 인슐린이 많이 분비되고, 몸은 저혈당 상태가 되며, 몸은 다시 혈당 수치를 높이기 위해 당을 찾게 된다고 하였다. 당이 당을 부르는 ‘단순당 중독’ 현상이다. 


사진9.jpg


설탕을 권하는 사회


우리의 뇌는 설탕에 무력하고 쉽게 중독된다. 설탕을 많이 먹으면 우리의 몸과 마음이 망가지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설탕은 우리 주변 어디에나 있다. 냉면, 자장면, 빵, 아이스크림, 고추장, 간장, 불고기, 찌개, 아이들이 먹는 사탕과 과자까지 우리가 쉽게 접하고 일상적으로 먹는 음식 중 당을 첨가하지 않는 것은 정말 찾아보기 힘들다. 

  

마트에 가면 진열장 가득 저렴하고 다양한 설탕이 진열되어 있고, 얼마 전까지 ‘맛이 없으면 설탕을 넣으면 된다’는 요리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기도 하였다. 이에 대해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는 그의 페이스북에 “아무 음식에나 설탕 처바르면서 괜찮다고 방송하는 게 과연 정상인가 따지는 것이다. 그놈의 시청률 잡는다고 언론의 공공성까지 내팽개치지는 마시라. 제발.”이라는 글을 올렸다. 


40358_25003_2743.png » 설탕을 많이 사용하는 요리 방송. MBC 화면 갈무리.


어떻게 설탕은 친숙하고 좋은 이미지로 우리 생활 깊숙이 들어올 수 있었을까? 우리 사회는 어떻게 설탕의 권하는 사회가 되었을까? 설탕은 적어도 담배처럼 해롭다는 인식을 누구나 공유하고(공유하도록 사회가 나서서 교육하고) 어느 정도의 사회적 규제가 필요한 것은 아닐까?

  

미국의 마트에 가면 사람을 죽이는 총기류가 자전거나 샴푸와 같이 진열되어 있고, 사람들은 마트에서 총을 산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상황이 가능한 것은 총기 산업의 막대한 로비 때문이라는 것은 누구나 아는 공공연한 비밀이다.


영화는 설탕 역시 다국적 거대 기업과 정치인, 의료 산업이 서로 유착되었기 때문에 그 위험성에도 규제가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라고 말한다. 제당 업체의 막대한 자본이 정치인과 의료 산업, 공신력 있는 기관, 연구자 등 필요한 곳에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실제로 1967년 미국 제당협회의 전신인 제당 조사재단(SRF)에서 ‘설탕과 지방이 심장질환에 끼치는 영향’ 연구를 하버드대 연구자 3명에게 의뢰하였다. 이와 함께 제당 조사재단은 연구자들에게 ‘심장질환의 원인은 설탕이 아닌 지방’이라는 연구의 목적과 내용, 인용 논문을 지정해 제시하였고, 현재 가치로 약 5만 달러(5500만 원)를 지원하였다. 결국 심장 건강과 설탕의 관련성은 적고 포화지방이 큰 영향을 끼친다는 내용의 연구결과가 발표되었으며, 이후 보건당국은 저지방 식이에 대한 대책을 강화하였다. http://news.kbs.co.kr/news/view.do?ncd=3345931&ref=A"> 


이와 비슷한 일은 현재에도 계속 일어나고 있다. 

  

또 설탕의 위험성을 계속 경고하는 것에 대해 설탕 업계는 설탕은 천연 자연식품이며, 과도한 설탕 섭취가 문제라고 말한다. 하지만 미국이나 우리나라의 식품 영양 성분표에서 유일하게 하루 권장량 중 포함된 정도가 %로 표시되지 않는 성분이 바로 설탕이다. 왜냐하면 설탕 기업이 이 표시를 반대하기 때문이다.2)


사진12-3.jpg » 미국과 우리나라의 식품 영양 성분표. 설탕의 %만 표시되지 않는다.


또 설탕은 건강에 좋지 않다는 사람들의 인식과 함께 설탕 대신 서당, 자당, 과당, 슈크로스 등의 설탕 화학성분으로 표시하거나, 유당, 아가베 시럽, 당밀시럽, 콘 시럽, 라이스 슬립 등으로 표시하기도 한다. 모두 설탕의 다른 이름이다. 

  

이처럼 소비자의 마땅한 권리로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식품 영양 성분표에서조차 설탕은 특별한 대우를 받는다. 눈으로 확인이 어려운 다른 음식에는 어느 정도의 설탕이 포함되어 있을지는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설탕 업체의 말처럼 설탕을 과도하게 섭취하는 것이 문제일 것이다. 하지만 과거에는 설탕이 워낙 귀했기 때문에 먹기조차 어려웠지만, 지금은 어디에서나 설탕이 넘쳐난다. 그리고 현재 우리는 자신이 설탕을 과도하게 섭취했는지 아닌지 알 수 없다. 어쩌면 우리가 먹는 설탕의 양은 우리의 상상 이상일 수도 있다. 


사진13-3.jpg


그래도 설탕 반대는 불편해


영화 중후반부부터 안드레아스 감독은 세계 곳곳에서 설탕 반대 캠페인을 한다. 공항에서 반대 피켓을 들고 있다가 공항 보안 요원에게 제지당해 강제 퇴장되기도 하고, 마트에서 설탕이 들어간 식품에 ’설탕이 죽일 수 있다’라는 스티커를 몰래 붙이기도 하였다.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니는 길에서 가족과 함께 캠페인을 벌이며 지나가는 사람들의 차갑고 따가운 눈초리를 받기도 했다. 지금은 누리집을 통해 설탕 반대 운동을 하고 있다. 


사진14.jpg » 설탕 반대 캠페인을 하는 안드레아 감독.


영화를 보며 나 역시 설탕 문제에 대해 공감하게 되었지만, 감독의 행동이 참 유별나고 피곤하며 불편해 보이는 것도 사실이었다. 설탕을 반대하는 감독을 보는 사람들의 차갑고 따가운 시선 역시 공감이 되었다. 

  

하지만 만약 감독이 설탕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마트에서 파는 총기를 반대하거나 편의점에서 파는 헤로인을 반대하는 것이라면, 그래도 그렇게 불편하게 보였을까? 아닐 것이다. 


상식적이고 당연한 것을 대부분의 사람이 불편하고 유별나게 느낀다면, 이것은 개인의 문제인 것일까? 사회의 문제인 것일까?


권혜선/ 환경과교육연구소 선임연구원, 단대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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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로 환경읽기 16. <더 로드>지구 시계가 멈추고 살아 남은 아버지와 아들이 떠난 길희망은 고문일 뿐…어떤 욕망보다 ‘신발과 수레’가 필수    내가 지켜야 될 소중한 것들을 남겨둔 채, 어느 날 세상이 잿더미로 변해 버렸다. 가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