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하구 공동 생태조사 통해 남북대화 물꼬 터야"

윤순영 2017. 08.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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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록 김포시장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 남북한 한강하구 생태조사 협조 요청

남북 공동 생태조사는 대립과 긴장의 한강을 평화와 생태의 상징으로 만들 것


크기변환_포맷변환_DSC_1435.jpg » 백마도와 이어진 신곡수중보가 한강을 30년째 가로막고 있다. 건너편 붉은색 건물은 가동보이다.


지난 717일 유영록 김포시장과 함께 한강하구와 김포 한강야생조류공원을 둘러보았다. 그는 신곡수중보가 생긴 이래 처음으로 보를 철거하라며 일인시위를 벌인 이 지역 자치단체장이다.


그는 김포에서 태어나고 자라 한강하구의 생태를 누구보다 잘 안다. 어릴 때 한강하구에서 재첩을 잡던 시절을 떠올렸다. 고향에 대한 향수가 신곡수중보 철거를 강력히 주장하게 했던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크기변환_포맷변환_DSC_2423.jpg » 유영록 김포시장(오른쪽)과 필자.


신곡수중보 철거 운동의 근본 취지는 생태적으로 훼손된 한강하구를 본래의 모습으로 돌려주자는 것이다. 그는 4대강보다 먼저 신곡수중보를 철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강이 끝나고 바다가 시작되는 중립지역의 섬 유도를 평화의 디딤돌로 삼아 남북한 공동 생태조사 의사도 함께 밝혔다. 경색된 남북대화의 물꼬를 이곳에서부터 트자는 것이다.


크기변환_포맷변환_L1020148.jpg » 김포시 월곶면 조강리 애기봉에서 북한 선전마을과 상조강리, 하조강리가 보인다,


크기변환_DSC_2094.jpg » 우거진 숲 사이로 유도가 보인다. 멀리 보이는 높은 산이 북한의 송악산이다.


크기변환_유도합성.jpg » 중립지역인 유도 가운데를 경계로 한강 법정수계가 끝나는 지점이다. 유도의 하구도 하상이 지나칠 정도로 높아져 있다. 신곡수중보의 영향이 크다.


월곶면 보구곶리 산1번지 유도(머므르섬)는 면적이 132.231㎡ 크기로 중립지역에 위치한 섬 중 북한과 가장 가깝다. 1960년대 초반에는 밤낮으로 국군과 인민군이 자리를 번갈아 차지하며 충돌이 발생하기도 했다유도는 한강하구 중립지역의 생태를 확인할 수 있는 표본으로도 그 가치가 상당하다.


크기변환_DSC_5831.jpg » 유도에 서식할 것으로 추정되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 저어새.


유도는 국제적 멸종위기종인 저어새를 비롯해 흰꼬리수리 등 멸종위기 야생생물과 함께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은 미기록종도 상당수 있을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특히 그곳은 뱀과 조류가 많아 지역 주민들은 뱀섬 또는 학섬으로 불렀다. 민간교류를 통한 남·북한의 만남이 기다려지는 이유다.


크기변환_DSC_0020.jpg » 겨울이면 유도를 찾아와 월동하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 흰꼬리수리.


유 시장은 지난 629일 프랑스 파리에 있는 유네스코 본부의 한국 대표부를 방문하여 노희창 한국대표를 만났다. 그 자리에서 김포시가 자체적으로 남북한 한강하구 생태학술조사를 하는 것보다 국제기구를 통해야 조사가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협조를 요청하였다. 이에 유네스코는  유네스코한국위원회를 통해 한강하구 생태조사 전반에 대한 사업계획서를 유네스코 본부로 올릴 것이라고 했다.


크기변환_DSC_2409.JPG » 한강 제방을 경계로 김포 한강야생조류공원이 자리 잡고 있다.


김포시는 이른 시간 안에 한강하구의 정밀 생태조사를 실시할 계획이고 1차적으로 생태전문가와 함께 한강하구 탐사조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또한 아직 미흡한 김포 한강야생조류공원을 활성화하여 한강하구와 함께 우리나라 최고 수준의 야생조류공원으로 조성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크기변환_DSC_1536.jpg » 신곡수중보의 가동보는 김포시 쪽에는 침식을 일으키는 반면 고양시 쪽에는 퇴적을 불러 장항습지를 만드는 구실을 하고 있다.


크기변환_DSC_1395.jpg » 장항습지에 늘어나는 버드나무 군락은 한강의 유속을 방해하고 있다. 습지는 김포를 향해 지속적으로 뻗어나가고 있다.


크기변환_DSC_1761.jpg » 김포방향의 수변엔 갯벌이 없다. 신곡수중보로 인한 침식으로 세굴현상이 심해 계속해서 석축을 쌓는다. 썰물 때는 절벽과도 같은 수변이 드러난다.


이날 함께 나선 박만준 김포시 환경정책과장은 개발은 시대의 흐름이지만 김포시 환경의 정체성을 살리기 위하여 민통선 지역의 김포시 월곶면, 하성면에서는 우수한 생태보전과 생태계에 기반한 지역 활성화를 추진하겠다는 의견을 제시했다전상권 김포시 재난하천과장은 신곡수중보의 가동보가 김포 쪽에 있기 때문에 세굴현상이 발생하여 서울지방국토관리청에서 보수작업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으나 한강의 하상이 날로 높아져 물길을 방해하고 있어 홍수 피해 우려를 표명했다. 한기정 김포시 문화예술과장은 한강하구의 생태적 특성을 문화와 접목하여 자연과 소통하는 계기를 마련하는 것은 김포의 정체성을 살리는 길이라고 말했다.


크기변환_포맷변환_L1020004.jpg » 왼쪽에서 한강으로 길게 뻗어 나온 북한의 관산포와 오른쪽 김포시 하성면 시암리 불기둥에서 한강과 임진강이 만나 서해로 향한다,


한강은 1950년 한국전쟁 뒤 남북 간 군사대치 속에서 배의 왕래가 끊겼다. 1953727일 체결된 정전협정은 한강이 서해로 흘러드는 한강하구 수역은 남북한의 민간 선박이 모두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돼 있다. 김포시는 정전협정에서 규정한 항행을 보장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남북의 긴장에 따라 이런 요구가 실현될지는 의문이다. 이와 함께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경관조성과 유지용수 확보를 이유로 김포시 고촌읍 신곡리에 건설한 수중보의 철거도 과제다. 


크기변환_L8061089.jpg » 오른쪽 한강 물줄기가 임진강을 품고 유도를 지나와 왼쪽의 염하강과 예성강을 만난다.


포맷변환_크기변환_L1000202.jpg » 오른쪽 유도 뒤로 북한의 조랑촌과 해창리가 손에 잡힐 듯이 보인다.


변환_DSC_6529.jpg » 분단의 아품을 상징하는 한강하구의 철책 위에 참새가 평화롭게 앉아 있다.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발사로 남북 관계가 험악하게 바뀌고 있다. 그러나 언제까지 긴장과 대립을 이어갈 수는 없다. 결국은 유장한 한강이 하구에서 바다와 만나 듯 대화를 해야 한다. 한강하구와 서해의 품에 안겨 있는 김포시에서 남북한의 평화와 공존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분단과 아픔의 강인 한강이 평화와 생태의 강으로 만드는 일이 어느 때보다 절실해 보인다.


윤순영/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 한겨레 환경생태 전문 웹진 <물바람숲> 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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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순영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 김포의 재두루미 지킴이. 한강 하구 일대의 자연보전을 위해 발로 뛰는 현장 활동가이자 뛰어난 사진작가이기도 하다.
이메일 : crane517@hanmail.net      
블로그 : http://plug.hani.co.kr/cra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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