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으로 알아 본 핵무기, 사드, 핵발전소의 위험성

김정욱 2017. 11. 09
조회수 2576 추천수 1
‘핵 억제’는 ‘미친 상태’ 유지해야 평화 온다는 괴변
사드는 한국 아닌 미국 보호 목적…핵무기 폐기가 정답

05796727_P_0.JPG » 북한 <조선중앙텔레비전>은 지난 7월 4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4’형 시험발사에 성공했다며 미사일 발사 모습을 공개했다. 사진은 북한이 발사한 ‘화성-14’형의 모습. 조선중앙텔레비전 연합뉴스

트럼프와 김정은 사이에 미친 듯한 말 폭탄이 오가면서 온 세상이 불안에 떨고 있다. 트럼프는 유엔 총회에서 ‘북한을 완전히 파괴’할 수 있다고 했는데, 그 말이 북한의 2700만만 인구를 다 죽일 수 있다는 말과 무엇이 다른가? 그때는 덤으로 남한과 중국에서도 수많은 사람이 죽어 나갈 것이다. 김정은은 미국이 공격할 낌새가 있으면 선제공격을 하겠다고 받아쳤는데, 그때는 트럼프의 말이 현실이 되고 말 것이다. 그런 가운데 남한은 사드를 도입하여 북한의 핵 공격으로부터 나라를 지키겠다고 한다. 나는 이 분야의 전문가는 아니다. 그러나 상식으로서도 충분히 판단할 수 있는 선에서 이 문제를 짚어보고자 한다. 
    
북한은 수소폭탄 실험을 비롯하여 핵실험을 여섯 번이나 하였는데 미국을 완전히 파괴하고도 남을 만큼 핵무기를 가지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핵무기들이 얼마나 무섭고 끔찍한 것인지는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의 사례를 돌이켜보면 잘 알 수가 있다.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폭은 겨우 우라늄 800g을 썼을 뿐인데 13만 5000명이 단번에 사망하였다. 증언에 의하면, 지상 수백 미터 상공에서 폭발하면서 눈부신 섬광과 더불어 큰 폭풍이 일어나 날려가서 죽거나 불에 타서 죽고 또 뜨거운 열에 살이 녹아내리면서 죽었다고 한다. 그때 죽지 못하고 방사선의 피해를 받은 사람들은 더 고통스럽게 죽어갔다. 그리고 생존자들은 유전자 손상을 입어 그 피해는 후손들에게도 전달되고 있다. 나가사키 원폭은 플루토늄으로 만들어졌는데 땅에 떨어지고 난 후에 폭발하는 바람에 피해가 덜했다. 일본도 이로 인하여 두 손을 들고 항복할 수밖에 없었다. 

n3.jpg » 한 기술자가 히로시마에 투하할 원폭 ‘패트맨’에 마지막 손질을 하고 있다. 이 작은 폭탄이 13만 5천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미 국립 보존기록관 제공.

n2.jpg » 원폭 투하 후의 히로시마 전경. 대부분의 건물이 폭풍에 날려갔거나 불타 없어졌다. 히로시마 평화박물관 제공.
    
오늘날의 핵무기는 주로 플루토늄으로 만드는데 이 플루토늄은 자연계에서는 없던 물질로서 우라늄을 핵분열시키는 과정에 만들어진다. 즉, 원자력 발전을 하고 남은 사용후핵연료에 다량 들어 있어서 이를 재처리하면 얻을 수 있다. 요즘의 핵무기는 대개 히로시마 원폭보다 그 위력이 20배나 크다. 이런 핵무기로 평양을 지도상에서 지우면 서울은 안전할 것이며,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면 평양은 안전할 것인가? 수소폭탄은 플루토늄을 핵분열시켜서 나오는 열을 이용하여 수소 융합을 하는 폭탄인데 그 위력은 히로시마 원폭의 천 배에 이른다. 지구 위에 이런 핵무기가 지금 십만 기 이상이 있다고 하는데 이는 전 인류를 수십 번 죽일 수 있고 지구 위의 모든 숨 쉬는 생명체들을 다 멸종시킬 수 있는 양이다. 
    
이 핵무기는 너무나 가공할 파괴력을 가지고 있어서 핵무기의 위협을 받은 나라들이 모두 핵무기 개발에 전력을 기울여 오면서 오늘에 이르렀다. 그러나 이 핵무기는 어느 나라도 절대로 써서는 안 되고 또 쓸 수도 없는 무기이다. 왜냐하면 어느 나라든지 핵무기로 공격을 받으면 자동으로 핵무기로 응사하면서 두 나라는 동시에 멸망하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를 상호확인멸망(MAD: Mutual Assured Destruction)이라고 부르는데 영어의 뜻 그대로 ‘미친 상태’이다. 그래서 이 ‘미친 상태’를 유지할 수 있어야 나라가 안전하고 평화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 핵무기를 가진 나라들의 주장이다. 
    
n1.jpg » 전 세계에 10만기가 넘는 핵무기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전 인류를 수십번 죽일 수 있는 양이라고 한다. 알렉스 부츠코스키 제공(https://geoawesomeness.com/top-14-maps-charts-explain-nato/)

북한의 핵무기로부터 우리나라를 지킨다는 명분으로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가 들어와 있다. 그러나 과연 사드가 북한의 핵 공격을 막을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많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북한에서 남한으로 날아오는 핵무기는 비록 사드가 명중시켜도 여전히 우리나라에 떨어진다고 보아야 한다. 그런데 핵무기는 충격을 준다고 바로 폭발하는 것이 아니고 지상 수백m에 이르렀을 때 폭발하도록 만들어진다. 그리고 과연 사드가 북한이 쏜 미사일을 격추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의문도 크다. 북한의 괌 포격 시나리오에 의하면 3356.7㎞를 17분 45초에 보내겠다고 한다. 이는 1초에 2119m를 날아가는 속도이다. 미사일이 날아가는 궤적을 아주 정확하게 예측했다 할지라도 사드가 1초 늦게 대응하면 2㎞ 떨어져서 못 맞히고 0.001초만 늦거나 빨라도 2m 간격이 나기 때문에 맞히기 어렵다. 과연 사드가 궤적을 그렇게 정확하게 예측하고 또 천분의 일초보다도 더 빨리 대응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그리고 사드는 8개의 포에서 총 48발을 동시에 쏘는데 궤적을 추적하는 데에도 그만한 오차가 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북한에서 남한으로 날아오는 데는 3분이면 충분하여 그 시간이면 궤적을 분석하기에도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 일본이 북한의 미사일을 요격하겠다고 해놓고 요격하지 않은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사드는 우리나라에서 재빨리 미사일 발사를 포착했다가 미국에 떨어지기 직전 속도가 느려지는 종말 단계에 이르러 바람이 불지 않는 고공에서 맞혀 떨어뜨리겠다는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즉 이것은 미국을 방어하기 위한 것이지 우리나라를 방어하기 위한 것은 아니라고 보아야 한다. 그런데 사드는 실제 전쟁이 일어나면 쓰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이 가장 먼저 사드를 폭격하겠다고 이미 선언했고 러시아도 같은 입장이기 때문이다. 즉, 우리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는커녕 오히려 포탄 세례를 받아 많은 생명을 잃게 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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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4.jpg » 사드는 8개의 포로 동시에 48발을 쏜다고 한다. 그만큼 궤도 추적에 오차가 있음을 인정하고 있는 셈이다. 그리고 천분의 일초만 늦거나 빨리 응사해도 빗나갈 수 있다. 미국 미사일 방어기구 제공.

박근혜 정부는 우리 국민을 지키기 위해서 사드를 도입한다면서 비용은 또 미국이 부담한다고 말해 왔는데, 이 말은 사리에 맞지 않는다. 우리나라를 지키는 것이라면 비용은 마땅히 우리나라가 부담해야 한다. 그런데 실제로는, 장비는 우리 땅에 있지만, 우리 손에 넘어오는 것이 아니고 미국이 운영한다. 그런데 트럼프는 장비의 비용과 운영비를 우리나라에 청구했다. 즉, 장비는 미국 것이지만 비용은 우리더러 내라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우리가 북한의 핵무기를 염려할 처지에 있느냐 하는 것이다. 원자력 발전소가 터지는 날에는 그보다 훨씬 더 큰 재앙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원자력 발전소 한 기는 일 년에 우라늄을 1t 가까이 쓰는데 이는 히로시마 원폭 천 개 이상을 만들 수 있는 양이다. 핵발전을 거치면 핵무기 원료가 더 많이 생산되는데 이것이 사용후핵연료에 들어 있다. 이런 원자력발전소가 25기가 다닥다닥 붙어 있어서 이들이 폭발한다면 그 재앙은 과히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핵무기를 쏠 것도 없이 아무 폭탄이나 떨어뜨려 전기 끊어지고 물만 떨어지면 이들은 후쿠시마에서처럼 폭발한다. 아니, 원자력 발전소를 폭파할 것도 없이 아무 발전소나 폭파해서 전력에 과부하가 걸리고 블랙아웃이 일어나도 똑같은 일이 벌어질 수 있다. 미국이 9·11 사태 후에 모든 원자력발전소를 비행금지 구역으로 묶었고, 이스라엘도 핵무기는 가지고 있지만, 핵발전소는 짓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05682155_P_0.JPG » 원전 1기가 1년 가동하면 히로시마 핵폭탄 1000개 분량의 방사능이 쌓인다. 사진은 울산 울주군 서생면 신고리원전 4호기. 울산/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북한이 핵무기를 만들었으니 미국의 핵무기를 우리나라에 도로 들여와야 한다느니 우리도 핵무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을 많이들 한다. 이 작은 나라에 같은 민족이 서로 핵무기를 겨눈다면 동서고금에 이처럼 어리석고 악한 일은 다시는 없을 것이다. 세상 모든 사람이 세세토록 우리에게 손가락질하게 될 것이다. 핵무기를 가지는 순간 우리는 자동으로 핵 공격의 목표가 된다. 그리고 북한처럼 경제가 봉쇄되면 우리나라는 몰락한다. 이번에 미국에서 핵무기를 포함하여 온갖 무기를 들여와 북한에다 대고 시위를 하고 돌아갔다고 하는데, 이는 북한에 핵무기를 더 만들라는 자극을 주게 될 것이고, 그리고 우리도 미국의 무기를 더 수입해야 할 것이다. 북한에서 날아오는 핵무기를 막는다거나 핵무기로 핵무기를 대응하겠다는 것은 답이 아니다. 북한이 핵무기를 더 만들지 않고 또 있는 무기는 쓰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통일을 해서 남아공과 카자흐스탄이 그랬던 것처럼 핵무기를 폐기하는 것이 정답이다. 

‘네 칼을 도로 칼집에 꽂으라 칼을 가지는 자는 다 칼로 망하느니라 (마태복음 26:52).’

김정욱/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환경과 공해연구회 운영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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