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폐 장소 연소는 일산화탄소 중독 시작

장영기 2019. 01. 08
조회수 1614 추천수 0
밀폐공간 연소는 자살 행위…두통, 어지럼증 이미 위험 단계
일산화탄소는 보이지도 냄새도 없어…소리없이 질식사 유발

류우종.JPG » 모든 불완전 연소 과정에서 일산화탄소가 나온다. 과거처럼 연탄 난방으로 인한 중독은 줄었지만 밀폐공간은 널려 있다. 류우종 기자

2018년 12월 우리는 강릉에 여행 갔던 고등학생들이 숙소에서 겪은 안타까운 일산화탄소 중독사고 소식을 들었습니다. 소식을 듣고 2018년 1월 환경상식 톺아보기에서 썼던 “미세먼지 비상, 언제 환기하면 좋을까” 원고를 다시 읽어 보니 안타까움이 더했습니다. 환기의 중요성과 함께 꼭 기억해야 될 사항으로 첫 번째 강조한 것이 ‘일산화탄소 중독 피하기’였기 때문입니다.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는 즉각적으로 발생하고, 돌이킬 수 없으며, 조금만 주의를 기울여도 피할 수 있는 안타까운 사고입니다. 또 숨은 쉬지만 체내에 산소 공급이 되지 않아 결과적으로 질식사 하는 것과 같은 무서운 사고입니다. 

이산화황, 이산화질소, 오존 같은 다른 대기오염물질은 대부분 일정 농도가 되면 특유의 자극적인 냄새가 납니다. 그러나 일산화탄소는 무색, 무취로 색깔도 없고 어떠한 냄새도 느낄 수 없습니다. 그러면서 우리 생활 주변에서 너무나 쉽게 노출될 수 있고, 중독이 되는 줄 모르며 쉽게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치명적인 물질입니다. 

06057157_P_0.JPG » 지난달 18일 오후 강릉 아산병원 응급의료센터에서 고압산소치료를 마친 학셍들이 중환자실로 옮겨지고 있다. 강릉/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우리 주변에서 발생하는 일산화탄소 중독에 의한 인명피해 사례는 너무나 많습니다. 사례 유형별로 정리하여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식당에서 조리중 사고

2011년 7월 부산에서는 방갈로에서 숯불로 조개구이를 해 먹던 50대 남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났다. 또한 2018년 8월 대구에서는 식당에서 에어콘 가동을 위해 창문을 닫은 상태에서 숯불로 장어를 구어 먹다가 손님 11명이 일산화탄소에 중독돼 병원에 실려 가는 사고가 발생하였다.

텐트와 캠핑에서 난방 중 사고

2018년 10월 광주에서는 낚시터 텐트 안에서 부부가 온수매트 사용을 위해 부탄가스를 사용하던 중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사망하였다. 또한 2018년 10월 경남 창원에서는 야영장 캠핑카에서 난방을 위해 들여 놓은 숯불 화덕에 의해 일가족 3명이 사망하였다.

가스보일러 배기관 불량으로 인한 사고

2018년 2월 전주에서는 아파트에서 가스보일러 배기관 불량으로 일가족 3명이 일산화탄소에 중독돼 목숨을 잃었다. 또한 2015년 1월 문경에서는 전원 주택에서 40대 귀촌 부부가 가스보일러의 배기관 불량으로 사망하였다.

06057351_P_0.JPG » 지난달 18일 강원 강릉시 경포의 아라레이크 펜션에서 수능시험을 끝낸 서울 대성고 3학년 남학생 10명이 사상한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사고 원인으로 지목된 가스보일러의 연통이 정상적으로 연결되지 않은 채 어긋나 있고 가스누출 경보기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19일 오후 건물 밖으로 노출된 연통의 모습. 강릉/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다양한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일산화탄소 중독은 언제 어디에서든지 일어날 수 있는 침묵의 암살자입니다. 일산화탄소 중독을 피하려면 중독이 발생하는 공통적인 상황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첫째, 일산화탄소 중독은 밀폐된 공간이나 실내에서 발생합니다. 밀폐된 공간은 집안, 욕실, 텐트, 식당, 지하주차장, 비닐하우스 등 우리 주변 어떤 장소에서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둘째, 일산화탄소 중독은 연소에 의하여 발생합니다. 연탄, 장작, 숯, 석유, 도시가스, 부탄가스 등 어떤 연료든지 태우면 일산화탄소는 발생합니다. 

셋째, 일산화탄소 중독은 집안에 설치된 연소시설(가스보일러, 석유난로)의 배기관이 불량할 때 실내로 누출되어 발생합니다.

04759170_P_0.JPG » 밀폐된 곳에서 고기를 구울 때도 다량의 일산화탄소가 발생한다. 박미향 기자

이러한 위험 상황을 어떻게 피할 수 있을까요? 의심이 들면 일산화탄소를 측정하면 되지만 측정기를 항상 들고 다닌다는 것은 비현실적입니다. 이번 사건과 같은 숙박시설의 경우는 관리자가 항상 연소시설을 점검하고 관리해야 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밀폐공간에서 태우거나 굽는 행위가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우리 모두 깨닫는 것입니다. 일산화탄소는 색깔도 냄새도 없어서 노출되어도 쉽게 알기 어렵습니다. 여기에 중독 위험성은 농도와 노출 시간에 따라 커지게 되므로 잠이 들 경우 노출시간이 길어져서 사망 사고가 발생하게 됩니다. 초기 증세로 어지럼증, 두통, 구토가 일어나기 때문에 이러한 상황을 놓치지 말고 즉각 환기를 하거나 바로 실외로 나가 신선한 공기를 마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초기 증세가 나타나는 시간을 넘기면 의식을 잃거나 운동기능이 마비되어 혼자 힘으로 대처하기가 어려워집니다. 이 피해를 막으려면 두 가지를 항상 기억해야 합니다.

05161519_P_0.JPG » 석유난로 등 밀폐된 곳에서의 연소는 곧 일산화탄소 중독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첫째, 밀폐된 공간에서의 연소 행위는 일산화탄소 중독의 시작입니다.

둘째, 밀폐된 공간에서 두통과 어지럼증을 느끼면 일산화탄소 중독의 위험 단계이니, 바로 실외로 나가거나 환기부터 해야 합니다.

조그만 관심과 안전 의식이 나와 사랑하는 사람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강릉 펜션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를 겪은 젊은이들의 빠른 쾌유를 빌며, 더 이상 이런 사고가 되풀이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장영기 수원대 환경에너지공학과 교수, 환경과 공해 연구회 운영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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