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량제 봉투에 플라스틱·종이 넣으면 안 되는 이유

이동수 2019. 06.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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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립장 들어오는 플라스틱의 90%, 종이 100%가 종량제 봉투 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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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매립되거나 소각되는 플라스틱 폐기물의 배출원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최대한 자원을 절약하고 폐자원을 순환해 사용하는 것은 이제 기본적인 상식이다. 폐기물의 감량이나 재활용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국내의 생활폐기물 중 재활용 잠재력이 가장 큰 것은 단연 종이와 플라스틱이다. 우리가 열심히 분리배출을 실천하는 대상이기도 하다.

 

그런데도 종이와 플라스틱 폐기물의 분리 배출률이 50%를 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이미 확인된 사실이다. 즉 이 두 가지 폐기물의 반 정도는 분리되지 않은 채 종량제 봉투에 넣어 배출되고 있다.


박승화.jpg » 종이와 플라스틱은 모두 재활용할 수 있는데도 실제는 절반 정도는 다른 쓰레기와 함께 종량제 봉투에 들어간다. 박승화 기자

 

2010년 이후 종량제 봉투에 다른 쓰레기와 섞여 배출되는 플라스틱의 양은 우리나라 전체 배출량의 20% 정도로서 사업장 배출량에 비하면 작은 양이다. 그러나 그림 1에서 보듯이 매립되는 폐플라스틱의 90%는 종량제 봉투에 들어 있던 것이다. 

 

반면, 폐플라스틱의 국내 총배출량 중 사업장에서 나오는 비율은 60%가 넘지만 그 중 매립되는 양은 매우 적기 때문에 매립장에서 볼 때는 매립시설로 들어오는 플라스틱 폐기물 가운데 10% 정도만이 사업장의 배출시설에서 온 것이다. 이는 동시에 재활용을 위해 분리 배출된 것이나 건설사업장에서 배출된 플라스틱 폐기물 가운데 매립되는 양도 역시 매우 적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환경부 자료를 분석해 보면, 국내에서 소각되는 폐플라스틱의 36%가 종량제 봉투에서 나온 것을 알 수 있다. 단순 계산에 의하면, 만일 우리가 플라스틱 폐기물을 종량제 봉투에 전혀 넣지 않을 수 있다면 우리나라 전역의 매립장에 묻히는 플라스틱의 양은 현재의 10%로 줄어들고, 소각장에서 태워지는 플라스틱의 양이 현재의 3분의 1 이상 줄어든다. 

 

김태형.jpg » 우리가 재활용을 완벽하게 한다면 매립장에 묻히는 종이의 100%, 플라스틱의 90%를 줄일 수 있다. 김태형 기자

 

이러한 수치는 생활폐기물 분리배출의 중요성을 잘 보여 주고 있다. 즉, 일상에서 플라스틱 폐기물을 제대로 분리 배출하면 재활용 증가와 동시에 매립장에 묻히거나 소각되는 플라스틱의 양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종이 폐기물의 경우는 더하다. 종량제 봉투에 섞여서 배출되는 종이가 2010년 이후 우리나라 전체 종이 폐기물 배출량의 50~55% 정도이다. 

 

재활용을 위해 분리 배출되는 종이는 전체 종이 배출량의 45~50%이며, 사업장 시설이나 건설사업장에서 배출되는 종이 폐기물량은 미미한 수준이다. 그러나 종량제 봉투 속의 종이는 일부를 제외하면 모두 소각이나 매립처리가 되지만, 다른 출처에서 배출되는 종이 폐기물은 거의 모두 재활용이 된다. 

 

결과적으로 매립되거나 소각되는 종이의 출처는 거의 100%가 종량제 봉투이다. 따라서 만일 종량제 봉투에 종이가 들어 있지 않다면 전국의 매립장이나 소각장에서 종이를 구경할 일이 없어지는 것이다. 이는 종이의 분리배출을 개선하면 묻거나 태우는 종이의 양을 그야말로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게 된다는 뜻이다.

 

06081549_P_0.jpg » 종량제 봉투에는 재활용이 불가능한 쓰레기를 버리는 것이 소각과 매립을 줄이는 지름길이다. 연합뉴스

 

이렇게 계산해 보면, 플라스틱과 종이 폐기물이 지닌 자원으로서의 잠재력을 제대로 살리고 동시에 어딜 가나 환영받지 못하는 폐기물 처리시설의 규모를 줄이기 위해서 앞으로 나아갈 방향이 분명해진다. 

 

생활 쓰레기의 분리배출을 좀 더 철저히 하면 자원의 순환이 증대될 기회가 커지며, 혐오시설인 폐기물 처리시설의 규모나 수를 줄이고 시설의 설치와 운영에 따른 사회적 갈등과 보상비용도 줄이는 일석 삼조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이동수/ 환경과 공해 연구회 운영위원,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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