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의 삶이 만만할까, 아마존 강 어민도 배곯는다

조홍섭 2020. 05.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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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기 물고기 흩어져, 어민 3분의 1이 끼니 건너뛰어


f1.jpg » 푸루스강 옆 호수에서 지구 최대 민물고기 피라루쿠를 잡는 아마존 어민들. 다니엘 트레지구 제공.

복잡한 도시를 떠나 자연 속에서 야생동물을 잡아먹으며 사는 것이 방송 프로그램 아닌 현실에서 가능할까. 세계에서 최고의 생물 다양성을 자랑하는 아마존 강 어민의 삶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아마존 강에는 주로 물고기를 잡아 생활하는 어민 약 650만 명이 산다. 세계에서 가장 풍요로운 자연인 데다 인구밀도가 낮은데도 이들은 브라질에서 가장 가난한 계층에 속한다.


다니엘 트레지구 브라질 라브라스대 생물학자 등 브라질과 영국 연구자들은 아마존 강 지류 푸루스 강에서 1267㎞에 걸쳐 분포하는 22개 마을 어민 556가구를 직접 방문해 심층 인터뷰했다. 놀랍게도 이들 어민의 상당수는 끼니를 거르거나 쫄쫄 굶은 채 잠자리에 들기도 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f2.jpg » 브라질 아마존 강의 연구 지역 지도. 노란 세모는 설문조사 지점, 하늘색은 홍수기 강물이 범람하는 지역을 가리킨다. 트레지구 외 (2020) ‘인간과 자연’ 제공.

연구자들은 과학저널 ‘인간과 자연’ 최근호에 실린 논문에서 “풍요로운 자연에 기대어 산다고 식량을 안정적으로 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들 어민은 원주민이 아닌 포르투갈어를 쓰는 혼혈 이민이다.


어민들은 홍수기마다 식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마다 6개월쯤 계속되는 홍수기에 이 강의 수위는 15m나 불어나 강변 숲이 모두 잠긴다.


물고기들이 불어난 물을 따라 흩어지면 어민들은 물고기 잡기가 힘들어진다. 조사 결과 홍수기 물고기가 잡히는 비율은 건기에 견줘 자망 어업이 96%, 낚시가 72%나 줄어들었고 물고기를 잡으러 갔다가 빈손으로 돌아오는 비율도 37% 늘었다.


f3.jpg » 건기 동안 어부의 카누에는 잡힌 물고기가 가득하다. 다니엘 트레지구 제공.

이런 역경을 이기기 위해 어민들은 어로 시간을 3배로 늘리고, 낚싯바늘을 더 매달고, 범람한 숲 등 새로운 어장을 개척하는 등 노력하지만, 어획량은 건기의 절반에 지나지 않았다. 주 연구자인 트레지구는 “이번 연구는 생물학적으로 풍요로운 지역에 사는 주민의 식량 안보가 얼마나 야생동물의 안정적인 공급에 의존하는지 보여준다”며 “계절적인 홍수가 아무리 자연이 풍요로운 곳에서도 공급을 교란해 야생에 의존해 사는 사람들의 식량 사정을 악화시킨다”고 영국 랭커스터대 보도자료에서 말했다.


실제로 홍수기에 어민들의 3분의 1은 끼니를 건너뛰고, 6분의 1은 종일 굶기도 하는 것으로 나타나, 식량 사정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자들은 식량 부족이 만성적인 영양 부족을 부르고, 나아가 수인성 질병과 곤충에 의한 감염병 확산 등을 낳는다고 밝혔다.


물고기가 잡히지 않을 때 어민들은 야생동물을 잡아 단백질을 보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돈이 없는 데다 상점이 너무 멀고, 전기가 들어오지 않기 때문에 보관이 어려워 닭 등 가축 의존도는 낮았다.


f4.jpg » 푸루스 강의 집 밖에서 한 어민이 그날 잡은 탐바키를 다듬고 있다. 다니엘 트레지구 제공.

연구에 참여한 파울루 폼페우 라브라스대 연구자는 “아마존 강 유역에는 수력댐 건설이 붐을 이루고 있다”며 “이로 인해 물고기가 줄어들면 육지 야생동물에 대한 사냥 압력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인용 저널: People and Nature, DOI: 10.1002/pan3.10086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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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섭 기자
20년 넘게 환경문제를 다뤄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환경전문기자를 역임했으며 웹진 물바람숲의 운영자입니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 과학기술과 사회 문제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네이버에 <한반도 자연사>를 연재했고 교육방송(EBS)의 <하나뿐인 지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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