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인 물고기 피라냐의 경고 목소리는 '컹컹'

조홍섭 2011. 10.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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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리 비켜' '물지도 몰라' '나 정말 화 났어' 등 3가지 소리로 의사표현 밝혀져

벨기에 연구진, 국제학술지 <실험 생물학>에 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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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강의 악명 높은 포식자 붉은 배 피라냐가 소통의 명수인 사실이 밝혀졌다. 사진=그레고리 모인, 위키미디아 커먼스. 

 

아마존 강의 난폭자로 유명한 붉은 배 피라냐가 동료 사이에 소리로 의사를 표현하는 뛰어난 소통 능력을 지닌 것으로 드러났다.

 

에릭 파멘티어 벨기에 리게 대 박사 팀은 국제 학술지 <실험 생물학> 최근호 온라인 판에 실린 논문에서 이 물고기가 소리를 통해 의사표현을 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평소에 조용한 편인 붉은 배 피라냐는 동료끼리 경쟁을 하는 적대적 상황에서 소리를 냈다.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붉은 배 피라냐의 3가지 소리 자료=<내셔널 지오그래픽> 

 

연구진이 수중 마이크로폰을 통해 확인한 소리는 3가지였다. 아직 적대적인 상황에 이르지 않았지만 경쟁자가 못마땅하면 "저리 비켜"라고 말하듯이 "컹컹" 소리로 '짖었다'.

 

좀 더 대결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경고의 단계를 올려 북 치는 소리를 내는데, 마치 "널 물지도 몰라"라고 표현하는 것 같다.

 

이 두 종류의 소리는 부레에 달린 근육을 수축해 내는 것으로 밝혀졌다. 부레는 물고기가 부력을 얻기 위한 공기 주머니로, 피라냐는 양쪽으로 나뉜 부레 가운데 앞 부분을 소리를 내는 데 썼다.

 

상대를 겁주는 단계를 넘어 경쟁자를 쫓아가 물어뜯는 열전에 이르면 이 피라냐는 이를 갈며 "뿌드득" 소리를 냈다. "나 정말 화 났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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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배 피라냐. 공격적인 성향이지만 소리를 내는 목적은 싸움보다는 타협이다. 사진=모르텐 요한센, 위키미디어 커먼스 

 

파멘티어 박사는 <비비시>와의 인터뷰에서 "붉은 배 피라냐가 대부분의 시간에는 동료들끼리 평화롭게 지내며, 경고의 목소리도 실제 싸움을 피하는 일종의 타협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붉은 배 피라냐는 아마존에 사는 25종의 피라냐 가운데 사람을 공격하는 2~3종의 하나이다.

 

한편, 물고기가 짝짓기 등을 할 때 소리를 낸다는 사실은 어부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 서해안의 칠산 앞바다에서도 과거 조기나 민어 떼가 산란을 하러 회유할 때 어부들은 대나무 막대를 물속에 넣어 소리로 어획기가 왔음을 감지했다.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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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섭 기자
20년 넘게 환경문제를 다뤄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환경전문기자를 역임했으며 웹진 물바람숲의 운영자입니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 과학기술과 사회 문제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네이버에 <한반도 자연사>를 연재했고 교육방송(EBS)의 <하나뿐인 지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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