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맹독 녹조, 안 보인다고 사라진 것 아니다

김정욱 2015. 10. 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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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조류 맹독 눈에 안 보여도 바닥에 가라앉아 그대로 남아

수문 열어 물 흐르면 녹조 해결, 신곡수중보 하류가 보여줘

 

05351502_R_0.jpg » 맹독성 녹조를 말끔히 해결하는 유일한 방법은 보를 터 물을 흐르게 하는 것이다. 녹조가 한창이던 지난 7월7일 서울 성산대교 북단 한강과 홍제천이 만나는 수중보 위에서 누치가 마치 녹조를 벗어나려는 듯이 맑은 물을 향해 헤엄치고 있다. 사진=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4대강 공사 후에 낙동강, 영산강, 금강에 나타났던 녹조가 올해는 한강에도 창궐하더니 가을까지도 그 맹위를 떨쳤다.  녹조는 4대강 사업을 반대하던 전문가들이 이미 경고했던 사실이다.
 
낙동강 하구에 둑을 막고 난 후에 둑 안에 녹조가 발생하게 되었는데, 그 상류에 함안댐, 합천댐 등으로 물길을 막아 흐르지 못하게 하면 하굿둑에 흘러든 물과 똑같은 물을 가두어 놓았기 때문에 똑같이 녹조가 발생하리라는 것은 특별한 전문지식이 없어도 누구나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
 
영산강과 금강도 마찬가지로 하굿둑 안에서 발생한 녹조가 댐을 쌓은 후에 상류로 거슬러 올라갔다. 우리나라의 예를 보면, 이 녹조는 일단 자리를 잡으면 그 씨앗이 남아서 그 후로는 좀처럼 없어지지 않고 연례행사로 일어난다.
 
한강 하류는 낙동강 하류보다도 수질이 더 나쁘고 녹조가 일어날 수 있는 수질 여건은 충분히 갖추고 있었는데 이제 세 강에 이어 녹조가 크게 번성하여 4대강이 모두 같은 운명을 하게 되었다. 한강의 녹조는 신곡 수중보 인근에서 발생한 것이 차츰 상류로 올라가더니 잠실수중보 상류로 번져서 수도권 시민들의 건강을 위협하게 되었다.

사본 -04816761_R_0.jpg » 낙동강에서 검출된 맹독성 남조류인 마이크로시스티스. 사진=한국과학기술연구원

 
올해 4대강에서 창궐한 녹조는 남조류가 주종으로서 이는 시안 박테리아라고도 불리는 미세한 단세포 생물인데, 마이크로시스틴을 비롯한 맹독을 분비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런 물을 마시고 가축들이 죽고 물새들이 떼죽음했다는 기록이 있고 중국과 브라질에서는 사람도 사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근에는 1996년 브라질 까루아루의 한 병원에서 혈액투석을 받던 환자 131명 중 116명이 이렇게 오염된 물로 인하여 중독되고 그 중 52명이 사망했다고 알려지고 있다. 급성 간 중독을 일으키면서 두통, 열, 설사, 복통, 구토, 메스꺼움, 그리고 시력이 흐려지고 근육에 힘이 빠졌고 일부가 사망한 것이다.
 
마이크로시스틴은 피부에 접촉하면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고 미량을 장기적으로 복용하면 만성피해를 일으킬 수 있다고 하는데 특히 암을 일으키는 것으로 의심을 받고 있는 발암의심물질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생체실험결과를 토대로 음용수의 마이크로시스틴 기준을 0.001ppm 이하로 정했는데 물고기들은 그 10분의 1수준에서도 피해를 입는다고 알려져 있다.
 
다시 말해 검출만 되어도 건강에 위협이 된다는 뜻이다. 녹조가 심한 물에서의 농도는 보통 수 십ppm에 예사로 달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를 0.001ppm 수준으로 줄이려면 99.99% 이상을 제거해야 하는데 이는 불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에 남조류 녹조가 번성한 물은 아예 상수원수로 부적합하다고 판정을 내리고, 물고기도 잡지 못하게 하고 농업용수로도 쓰지 못하게 한다.
 
남조류는 죽으면서 세포 안에 있던 이 독소가 터져 나오기 때문에 녹조를 가라앉히느라 황토나 약품을 뿌려 눈에 보이지 않게 한다고 금방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가라앉은 녹조가 죽으면서 독을 토해낸다.
 
그리고 반감기가 두 달 내지 석 달이 되기 때문에 가을이 들면서 녹조가 바닥에 가라앉아 사라졌다고 해결된 것도 아니다. 독소는 그대로 남아 있다.

 

ohio epa.jpg » 미국 오하이오주 이리호에는 해마다 녹조가 생겨 식수원을 위협하고 있다. 사진=오하이오주 환경청

 
미국 오하이오 주에 있는 인구 50만 도시 톨레도 시는 5대호 중의 하나인 이리호에서 취수를 하는데 작년에 취수원 인근에 남조류 녹조가 발생하는 일이 벌어졌다. 시는 즉각 시민들에게 수돗물을 마시지 말고 끓이지도 말고 양치질도 하지 말고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은 목욕도 자제하라고 경고하고 생수병을 공급했다.
 
그런데 이리호의 녹조는 우리 4대강의 녹조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우리 정부는 고도 처리를 하기 때문에 먹는데 문제가 없다고 주장을 하는데 그 신빙성은 의문스럽다. 게다가 고도처리를 못 하는 곳도 있다.
 
어떤 정수처리장에서는 오염을 줄이기 위하여 물을 받으면 먼저 염소소독을 하는 곳도 있는데 녹조가 발생한 물은 이렇게 하면 안 된다. 오히려 독을 뽑아내는 꼴이다. 

349870-S-BXF62-926.jpg » 식수공급이 중단되는 비상사태가 벌어지자 오하이오주 방위군이 출동해 대책을 협의하고 있다. 사진=미 국방성  
 
한강의 녹조는 서울시의 하수처리장이 원인이라고 환경부 장관이 발표를 하였는데 이는 원인 중의 하나는 될 수 있지만 정확한 진단은 아니다. 왜냐하면 서울시가 하수처리장을 잘 운영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결코 아니기 때문이다.
 
4대강 사업을 하면서 4조원을 들여 생화학적산소요구량(BOD) 배출량을 95%, 총인을 90% 줄였다고 하는데 그전에 없던 녹조가 생긴 사실이 이를 잘 말해 준다. 그리고 잠실 수중보 상류는 서울시의 하수처리장과 관련이 없는데도 녹조가 발생한 사실도 이를 잘 밝혀 준다.

05379633_R_0.jpg » 자유로에서 바라본 신곡수중보. 경기도 고양시 능곡동과 경기도 김포시 고촌읍 신곡리를 잇는 신곡수중보. 고양/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이 녹조 문제는 나라의 안보문제로 취급하여 신속히 해결해야 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4대강에 세운 댐과 신곡수중보, 잠실수중보의 수문을 빨리 열어야 한다.
 
신곡수중보에서 발생한 녹조가 잠실수중보 상류로는 전파되었지만 신곡수중보 하류에서는 씻은 듯이 없어진 사실이 그 효과를 잘 증명한다. 수문을 열면 댐이 있어야 할 이유가 하나도 없기 때문에 댐들은 장차 해체해야 한다. 그리고 이어서 재 자연화해야 한다.
 
신곡수중보는 북한의 공비 침투를 막기 위하여 세웠다는 것이 가장 믿을 만한 이유이다. 1960년대 말에 서울에 공비들이 나타났는데 밀물 때에 빨대를 입에 물고 물속에 누워서 숨을 쉬면서 서울까지 왔다고 한다.
 
그래서 강물 속에 전기 그물을 쳐서 공비 침투를 막았는데, 88올림픽을 치르면서 신곡 수중보로 이를 대체하였다. 그러나 지금은 신곡수중보가 있어야 할 이유를 찾을 수가 없다.

05372210_R_0.JPG » 서울환경연합과 환경운동연합 활동가들이 지난 8월6일 경기 고양시 김포대교 옆에 위치한 신곡수중보 북단에서 한강의 흐름을 막아 수질을 악화시키는 신곡보 철거를 촉구하며 행위극을 하고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김포에 농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한 것이다, 서울에 바닷물이 침투하는 것을 방지한다, 한강에서 모래 퍼내고 낮아진 수위를 회복하기 위한 것이다, 등 여러 가지 이유를 대지만 다 설득력이 없다.
 
김포의 농업용수는 그 전에도 한강에서 끌어갔으며, 신곡수중보는 밀물 때에 물에 잠기기 때문에 바닷물은 그때나 지금이나 서울에 침투하고 있다. 그리고 이 지역의 수위는 모래를 퍼낸다고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조석에 따른 바닷물의 수위가 거의 결정한다. 그리고 퍼낸 모래는 금방 다시 다 쌓여 원래의 물길을 회복한다.
 
잠실 수중보는 왜 필요한가? 많은 사람이 잠실수중보에 저장된 물을 수도권 시민들의 상수원수로 공급하는 줄 알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잠실수중보는 일정한 수위를 유지하고 있고 여기에 담아둔 물을 빼내 쓰는 것이 아니라 소양댐과 충주댐에서 흘려보내는 물을 받아서 공급해 줄 뿐이다. 잠실수중보가 꼭 있어야 할 이유는 없다.
 
잠실 상류의 녹조는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기 때문에 안보문제로 인식하고 해결해야 한다. 가장 신속하고 확실한 해결방법은 수중보를 헐고 물을 흐르게 하는 것이다.
 
그러면 홍수 걱정 줄이고, 모래톱 생겨나고, 물은 더 깨끗해지고, 매년 45억 원씩 들여 퇴적물을 준설할 필요도 없다. 정부는 한강의 ‘관광자원화’를 추진하고 있는데, 녹조가 창궐하고 더러운 물이 무슨 관광자원이 될 것인가? 녹조를 해결해야만 이것도 가능하다.

05338146_R_0.jpg » 지난 6월 낙동강 도동나루터에서 촬영한 녹조 모습. 사진=김봉규 기자

 
낙동강, 금강, 영산강에 4대강 사업한다고 세운 16개의 댐도 녹조를 해결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수문을 여는 방법뿐이다. 주민들에게 이 맹독이 든 물을 먹여서는 안 되고 농사를 짓게 해서도 안 된다.
 
수문을 열면 물은 이전보다도 훨씬 더 깨끗해 질 수 있다. 물을 흐르게 하면 4조 원을 들여 BOD 95%를 줄인 효과가 잘 나타나게 된다.
 
왜냐하면, 물이 고여 있을 때에는 큰 비가 땅 바닥을 씻어 처리를 하지 못하고 바로 강으로 들어오는 오염이 강바닥에 축적되기 때문에 하수처리를 열심히 한 효과는 잘 나타나지 않고 해가 갈수록 오염은 심해진다.
 
그러나 물을 흐르게 하면, 큰비는 강바닥에 쌓인 오염을 씻어가고 비가 오지 않을 때에는 하수처리장에서 배출하는 오염이 강에 유입되는 주 오염이기 때문에 하수처리를 한 효과가 잘 나타난다. 하수와 같던 안양천, 중랑천이 처리장 건설 후에 얼마나 깨끗해졌는지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그런데 수문을 열어 물을 흐르게 하면 댐이 있어야 할 이유는 결국 하나도 없게 된다. 따라서 4대강의 16개 댐은 모두 헐어야 한다. 16개 댐을 허무는 데는 2천억 원이면 충분하여 해마다 수조 원이 들어갈 유지관리비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04780058_R_0.jpg » 경기 여주군 대신면 양촌리에 쌓아 놓은 남한강 준설토 적치장. 산처럼 쌓여있던 토사가 집중호우로 산사태가 나는 것처럼 무너지는 등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사진=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수문을 열면 수문으로 물이 쏠려 흐르면서 강바닥이 파여 댐의 안전을 위협하게 된다. 그리고 당장에 수위가 낮아져서 문제가 될 수도 있다.
 
그래서 강변에 산더미처럼 쌓아둔 모래를 도로 강에다 부어 넣어야 한다. 그러면 모래 먼지가 날려 농민을 괴롭힐 일도 없어지고 놀려둔 농지에 농사지어 식량 생산할 수 있고, 지자체들이 농지 임대료 지급하느라고 쩔쩔매지 않아도 된다.
 
물은 하늘이 부자나 가난한 자나 힘있는 자나 힘없는 자나 선한 자나 악한 자나 차별 없이 또 값없이 만민에게 내렸고 또한 인간만이 아니라 지구상의 모든 만물이 이 물 덕에 지속가능한 생태계를 유지하도록 베푼 은혜이다.
 
그러므로 모름지기 국가라면 모든 국민이 생명의 위협을 받지 않고 안전하게 물을 마시고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하천생태계를 살려 국민이 자연과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것이 하늘의 도리이다. 물을 돈벌이 수단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 우리 정부가 이런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기를 촉구한다.
 
김정욱/서울대학교 명예교수, 환경과 공해연구회 운영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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